일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권이 21일 출범 한 달을 맞았다. ’아베 계승’을 내세운 다카이치 총리는 집권 한 달 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일부 일본 언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자민당 내에서는 1월 조기 해산설마저 흘러나올 정도다.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 외에도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 한 달 행보는 이례적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일하는 방식이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회식 없이 숙소에서 공부하는 한 달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정이 없는 날은 통상 저녁 7시경 아카사카에 있는 의원 숙소로 퇴근해 역대 총리와는 다르게 외부 모임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워크라이프 밸런스란 말을 버리겠다”면서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고 일하겠다”고 한 것처럼 일에 몰두하는 한 달을 보냈다는 얘기다.
지난 7일 예산위원회 참석을 앞두고선 새벽 3시에 출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총리의 출근이 새벽 3시면 직원들에겐 민폐라는 이유에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이튿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공식 행사가 없는 주말은 숙소나 회의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자신이 출근하면 운전사와 경호원에게 민폐를 끼친단 것이다. 외려 그는 ‘고민거리’로 앞머리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스스로 자르다 보니 실패해 남편이 웃는다는 것이다. 또 염색은 혼자 하는데 서투르다 보니 "연내에 국회 답변이 없는 날 어떻게든 미용실에 가기로 결정했다”고도 했다.

정책 면에선 강경보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지 얼마 안 돼 오랜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이탈하고, 그 자리를 같은 강경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채우면서 유신회와의 합의문을 근거로 ‘다카이치 색깔’이 강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안보 관련 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일에 앞서 선제적으로 방위비 증액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국가 방위 전략을 담은 안보 3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개획) 개정도 서두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이 ‘반격 능력(적기지 공격능력)’을 담아 개정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장거리 잠항이 가능한 장사정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개발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가 1967년 선언했던 ‘핵을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화3원칙 수정도 거론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련 질의에 확답하지 않기도 했다. 조선업 재생을 위해 민관이 함께 1조엔(약 9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21조3000억엔(약 200조원) 규모의 경제부양책도 이날 내놨다. 전략적 재정지출을 통해 ‘강한 경제’를 일궈내겠다는 것이다.

외교면에선 ‘다카이치 리스크’가 부각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과의 갈등이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현직 총리로선 처음으로 대만유사시 군사개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중국은 일본 여행은 물론 유학 자제 권고에 나선 데 이어 최근 재개된 일본산 수산물(가리비) 수입 재개를 사실상 중단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주변에 “나도 모르게 말이 지나쳤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지만 ‘준비 안 된’ 답변에 상황은 장기화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이 희토류 수입 제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중국은 양국 수교 이래 최악이라고 불렸던 지난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갈등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이라는 방향성은 변함 없다”면서 “정부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발언 철회는 없다는 것이다.
장기화한 중·일 갈등에 주일 미국 대사와 대만은 일본 손을 들기 시작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 대사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을 만난 뒤 일본 지지 발언을 내놨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은 “전형적 경제 위압”이라는 것이다. 라이징더 대만 총통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일본산 수산물로 만든 초밥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중국이 수입을 중단한 홋카이도산 가리비 등이 들어간 초밥을 가리키며 “대만과 일본의 굳건한 우의를 잘 보여준다”고도 했다.



![尹 임명 '미운털' 기관장 업추비·관용차는 보류…'좌표찍기' 예산 [코드예산 전성시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1/21/f73d6306-a839-4494-ba77-a5e07283ff39.jpg)

![[기자가만난세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0/2025112051717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