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법인세 인상 검토…민주당, 법인세 원상복구 조짐
尹정부서 1%p 하향 조정…韓, 주요국 대비 법인세 최고세율 낮아
기재부, 이르면 이달 중 세법개정안 발표…법인세율 상향 포함될듯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법인세율 상향에 대한 공감대를 표하면서 법인세 원상복구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5%로 1%포인트(p) 인상하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 법인세 100조→60조 '추락'…해외 주요국도 속속 상향
19일 국회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하향 조정된 법인세율의 원상복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민주당 오기형 의원의 '법인세율을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질의에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는 과세)을 따져봐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다. 지방세를 포함한 최고세율은 26.4%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세법개정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3%p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부자감세'라며 반발해 결국 1%p 낮추는 데 그쳤다.
법인세 1%p 하향은 세수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 실적은 2022년 103조5700억원에서 2023년 80조42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 깎였다. 이후 지난해 62조5000억원까지 감소해 근로소득세와 비슷한 규모까지 내려갔다.
구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답변서를 통해 "2022년 총국세가 396조원였는데 지난해 337조원, 올해 10조원 이상 세입경정을 한 상태"라며 "법인세는 100조원대에서 작년 60조원까지 40%나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법인세 수준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인 국가와 비교할 경우 지방세를 포함한 세율은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외 주요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보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높은 나라는 독일(29.9%), 일본(29.7%), 이탈리아(27.8%) 등 3개국이다.
캐나다(26.1%), 프랑스(25.8%), 미국(25.6%), 영국(25.0%)은 우리나라에 비해 법인세 최고세율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정확충을 목적으로 영국, 튀르키예 등 일부 OECD 회원국은 법인세율을 인상했다.
이중 영국(6%p), 튀르키예(5%p), 체코(2%p), 에스토니아(2%p)의 경우 영구적으로 세율을 인상했다. 슬로베니아(3%p)와 아이슬란드(1%p)의 경우에는 한시적으로 세율을 올렸다.
◆ 경제성장 재원으로 법인세 최고세율 1%p 상향 유력
법인세율 인상 배경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국을 견제하고, 자국 산업의 보호·육성을 위해 정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자리 잡고 있다.
구 부총리도 인사청문회에서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위한 재원 확충 방안을 묻는 질의에 "과세기반 확충을 위해 비과세 감면을 점검하고 탈루소득, 과세 형평의 합리화 등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흐름은 여당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여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법인세를 1%p 인하했을 당시에도 이를 '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이를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명박 정부에서 내린 법인세율(25%→22%)을 3%p 상향한 바 있다.
세제당국인 기재부는 빠르면 이달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법인세율 상향을 포함할 가닥으로 알려졌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감세로 세수가 크게 줄어들고 그로 인해 정부 지출을 축소해야 했다"며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수 기반을 원상복구 하는 건 중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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