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상호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이후 체포될 때까지 열흘여 간 업무추진비를 100만원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비상계엄이 해제된 당일 식사비로 20만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썼다.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문 전 사령관은 지난달 5일부터 17일까지 업무추진비로 총 123만1730원을 썼다. 비상계엄 해제 이틀 뒤인 지난달 6일에는 사령부 기념품(텀블러) 구매 명목으로 74만원을 썼고, 10일에는 사령부 참모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11만1600원을 썼다.
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5일 긴급체포되고 이튿날 석방됐다가, 12월18일 다시 체포됐는데 잠시 석방돼 있던 17일에도 사령관 비서실장 등 7명과의 식사 자리에서 27만2000원을 추가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사태를 주도해 지난달 27일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장관도 계엄이 해제된 당일 조찬·오찬·만찬을 모두 업무추진비로 써 하루 동안 총 23만9000원을 밥값으로 썼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친 뒤 긴급체포됐고 구속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도 계엄 해제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6일 월간 업무유공 부대원 격려비 명목으로 28만원을 썼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도 2024년 연말 격려 간담회 및 행사 꽃다발 구매 등 명목으로 지난달 20일 288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6일 직무에서 배제되고 12월13일 검찰에 체포돼 사실상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군은 부대 자체적으로 의결을 거쳐 집행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비용은 복지 기금의 업무 추진비로 대부분 복지심의위 의결을 받아 사용한다”며 “특정 지휘관의 업무 경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