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논술 6문항 중 미적분 1문항 지적받아
이화여대 측 “출제 후 검증 강화 등 방안 마련”

이화여대가 2025학년도 대입 논술고사에서 외국 대학교재에 담긴 문제와 유사한 미적분 문항을 출제해 교육부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올해 입시에선 사전교육과 출제 후 검증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5일 2025학년도 대입 대학별고사가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됐는지 분석한 ‘대학별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이화여대를 비롯해 대구가톨릭대학교, 수원여자대학교, 우석대학교, 사관학교(육군·해군·공군·간호 공동 출제)가 2025학년도 대학별고사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자연계 논술전형 6문항 중 미적분 1문항이 외국 대학교재에 나온 문제와 유사한 문항으로 지목받았다. 교육부와 함께 평가를 진행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외국 대학교재에 나온 문제와 유사하고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는 문항”이라는 의견을 냈다. 평가원은 또 문제가 된 미적분 문항이 “채점 기준에 2015 교육과정에 담기지 않은 문제풀이 과정이 담겨 있다”고도 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의 평가결과는 이화여대 자체평가와 달랐다. 이화여대는 올해 3월 공개한 자체 평가 결과인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자체평가보고서’에선 논술고사의 인문계열 6문항, 자연계열 6문항이 모두 교육과정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142쪽 분량의 이화여대 자체 보고서에는 자연계열 6문항을 살펴본 검토위원들이 평가내용도 담겼다. 이들은 “제시문과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계산이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다”고 했다.
이화여대 측은 “2026학년도부터 출제자 대상 교육과정 사전교육과 출제 시 점검, 출제 후 교사 검증 강화 등의 검증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구가톨릭대는 생명과학, 사관학교·수원여대는 영어, 우석대는 화학에서 교육과정 밖 문제가 출제됐다. 사관학교는 선다형으로 출제한 영어 30문항 중 2개 문항이, 수원여대는 논구술고사의 영어 43문항 중 5개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대학별고사를 출제한 대학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통보받은 대학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년 연속 시정명령을 받으면 모집 정지 처분을 받는다. 2024학년도 대입 대학별고사에선 건양대, 카이스트, 한양대가 고교 교육과정 범위 밖의 문제를 출제해 교육부 시정명령을 받았다.
다만 교육부는 출제범위를 넘어서 문제를 낸 대학별 세부 문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고, 문항 공개시 대학들이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육부의 영향평가는 공교육정상화법에 근거해 논술·면접․구술고사, 단답형·선다형 필답고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2025학년도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67개 대학의 3297개 문항이 평가 대상이었다. 교육부 영향평가에 앞서 매해 2~3월 각 대학이 공개하는 대학별고사 자체평가 보고서는 기출문제 등이 담겨 수험생들의 대학별고사 참고서로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