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 주위를 둘러보면 부모님이 치매에 걸려 간병을 하고 있거나, 치매로 장례를 치른 집이 참 많습니다. 내 차례는 언제 올까 점점 불안해지고요. 치매는 정말 예방할 수 없는 불치병일까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전문가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1994년부터 노인정신장애, 경도인지장애, 우울증 등 노인정신질환을 연구하고 있는 김성윤(65)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낯선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김 교수는 의자에 앉는 대신 꼿꼿이 선 채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니 책상 아래 워킹패드(걷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운동 기구)를 놓고 가볍게 걷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걸으면서 일하시냐”고 묻자 김 교수는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책을 봐야 할 때처럼, 눈으로 일할 때는 웬만하면 걷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매일 운동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치매는 ‘정신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운동으로 치매를 막을 수 있다’니, 기자는 의아한 마음으로 되물었습니다.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김 교수는 확신에 찬 얼굴로 이렇게 답했습니다. “치매는 유전이 아니에요.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면 치매를 막을 수 있고, 늦출 수 있습니다.”
김 교수의 부모 역시 치매를 앓았는데요. 그는 “두 분의 치매가 더 일찍 시작될 수 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40년 이상 매일 특별한 운동을 하며 코어 근육을 단련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더, 마음’에서는 운동과 치매의 관계를 파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뇌 건강에 좋을까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치매 걸린 아버지와 태극권
📌 운동하면 치매 걸린 뇌도 회복된다?
📌 ‘근육량’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 위고비는 치매를 막아줄까
📌 뇌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운동 축
📌치매 걸린 아버지와 태극권
그동안 많은 치매 환자를 진료하셨죠. 운동으로 치매가 호전된 사례가 있었나요?
치매 초기 단계의 70대 할머니가 오셨는데요. 인지능력이 약간 떨어진 상태였고, 뇌가 위축돼 있었습니다. 그래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거든요. 2~3개월마다 약을 처방해 드리면서 경과를 봤는데요. 상태가 빠르게 나빠졌어요. 혼자 사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다 시골에서 연배가 비슷한 고모가 오셨어요. 극단적으로 활발하고, 깔끔한 분이었어요. 계속 청소하고 운동하고 돌아다닌 거예요. 할머니와 함께 산에도 가고, 남대문시장·올림픽공원에 자주 갔다고 해요. 두 분이 함께 매일 걷는 운동을 한 셈이죠.
어떻게 달라졌나요?
1년 사이에 할머니 얼굴이 까맣게 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