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네타냐후, 대통령에 사면 요청..."국익을 위해"

2025-12-01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부패 혐의로 오랜 기간 재판을 받아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월 30일(현지시간)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사면을 공식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는 뇌물·사기·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리쿠드당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 변호인들이 대통령에게 사면 요청서를 제출했다"며 "국가의 이익을 바라는 누구든 이 조치를 지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사면은 통상 재판이 종료되고 유죄가 확정된 뒤 이뤄지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네타냐후 측은 "공공의 이익이 걸린 사안일 경우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다"며, 사면이 사회적 갈등 완화와 통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실은 이번 요청을 "비상한 사례"이자 "중대한 함의를 가진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관련 의견을 받은 뒤 "책임감 있게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면 요청은 절차에 따라 법무부 사면부서에 회부돼 의견을 취합한 뒤, 대통령 법률고문에게 전달돼 최종 권고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사면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기소가 "정치적이며 정당성 없는 기소"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측 변호인단은 서한에서 재판이 이스라엘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켰으며, 재판 종료가 국가적 화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리가 국정을 수행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법정 출석 요구가 지나치게 부담된다는 점도 호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에서 "나는 주 3회 증언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는 다른 어떤 국민에게도 부과되지 않는 불가능한 요구"라고 토로했다. 또한 여러 차례 선거 승리를 통해 "대중의 신임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2019년 세 건의 상호 연관된 부패 사건으로 기소됐다. 그는 유력 기업인들에게 우호적 정부 조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선물과 호의적 언론 보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줄곧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1996년 처음 총리에 오른 뒤 여야를 오가며 장기간 이스라엘 정치의 중심에 서 왔고, 2022년 총선에서 다시 집권했다. 차기 총선은 2026년 10월까지 치러질 예정이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현 연정이 재집권에 필요한 의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는 안보와 경제를 최우선시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부패 의혹이 그의 정치 경력을 따라다녔으며,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당시 총리로 재직했던 점은 그의 중대한 안보 실패로 평가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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