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자폭 무인기 도입 이어
골판지 드론 확보까지 '속도전'
북한 위협 반영한 결과로 풀이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드론 효용성이 확인된 가운데 우리 군도 부랴부랴 관련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군이 추진해 온 드론사업이 현대전 양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해외 구매로 보완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골판지 드론' 도입 검토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기관은 국내외 구매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으로 드론 전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드론이 현대전 양상에서 '게임 체인저'로 등장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한 필수 전력 보완을 위해 군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22년 북한의 무인기 도발 이후 △후방 지역 △접적 지역 △휴대용 드론건 등 3개 분야에 대한 드론사업을 추진해 왔다.
후방 지역과 관련한 '중요 지역 대드론 통합체계' 구축은 정상 진행 중이지만, 일반전초(GOP)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접적 지역 대드론 통합체계'와 '휴대형 드론건'의 경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형 자폭드론 등 최신 전쟁 양상이 우리 군 드론사업과 거리가 있는 만큼, 기존 사업에 대한 경로의존성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관련 맥락에서 우리 군은 지난 10월 폴란드와 소형 자폭드론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골판지 드론 도입까지 모색하는 분위기다.
전 대변인은 '골판지 드론은 어떤 장점이 있어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 자재에 대해 설명드리긴 어렵다"면서도 "드론이 가진 최대 장점은 가성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간적 또는 시간적·지리적 제한 없이 군이 굉장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무기체계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골판지 드론은 재질 특성상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아 스텔스기와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종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대당 가격이 3500달러(약 490만원)에 불과해 가성비 무기체계로 분류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호주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골판지 드론을 정찰용·자폭용으로 개조해 활용한 바 있다. 피자 배달 등을 위해 고안된 해당 드론은 '날아다니는 피자 박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선 고프로(GoPro) 카메라나 폭탄을 매달고 임무를 수행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골판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비행장에서 5대의 전투기를 손상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 당국의 드론 확보 '속도전'은 최근 북한 위협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자폭 드론과 골판지 드론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현대전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자폭 무인기 성능시험을 현지지도하며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 개최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선 골판지 드론으로 추정되는 기체가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