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없이 '전기 모터' 구동...KIST, CNT 기반 초경량 코일 기술 개발

2025-05-25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김대윤 복합소재기술연구소 박사팀이 금속 없이 탄소나노튜브(CNT)만으로 전기 모터 코일을 구성, 실제 구동 가능 수준으로 구현했다고 25일 밝혔다.

CNT로 제작한 코일을 모터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입력 전압에 따라 모터 분당 회전수(RPM)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기 에너지를 회전력으로 전환하는 기본 모터 작동이 금속 없이도 가능함을 입증한 사례다.

전기차·드론·우주선 등의 공통 기술 과제는 '경량화'다. 무게를 줄이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항속 거리도 늘릴 수 있다.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해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

특히 전기 모터는 대부분 전동 이동 수단 필수 구성 요소며, 이 중에서도 코일은 모터 전체 무게에서 비중이 크다. 높은 전기 전도성 때문에 구리 등 금속을 코일 주재료로 썼는데 자원 확보 어려움, 가격 변동성, 고밀도에 따른 무게 문제 등 여러 한계점이 지적됐다.

CNT는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구조로 배열된 1차원 튜브 형태 나노 소재로, 금속보다 훨씬 가볍고, 동시에 탁월한 전기전도성, 기계적 강도, 열 전도성을 갖췄다.

CNT는 차세대 소재로 오랫동안 주목 받아왔지만, 실제 산업 응용에는 여러 장벽이 존재해 왔다.

그 중 하나가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촉매 금속 잔류다. 이들은 CNT 표면에 자성 입자로 남아 모터 성능에 직결되는 전기적 특성을 저하시켜, CNT 고성능 부품 활용을 어렵게 만들어 왔다.

연구팀은 액체·고체 중간 상태인 '액정'의 정렬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CNT 정제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은 CNT를 정렬 상태로 배열하는 과정에서 강한 응집 현상을 자연스럽게 해소해, 표면에 남은 자성 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CNT 나노 구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불순물만 제거할 수 있어, 기존 액상·기상 기반 정제 방식과 뚜렷한 차별성을 지닌다. 정제된 CNT는 전도성이 크게 향상되며, 실제 전기 모터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김대윤 박사는 “CNT 소재 혁신으로 배터리용 도전재, 반도체용 펠리클(포토마스크를 보호하는 얇은 투명 필름), 로봇용 케이블 등 소재 국산화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어드밴스드 컴포지츠 앤드 하이브리드 머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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