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카오페이가 삼성페이 겨냥해 내놓은 비장의 무기

2025-03-24

카페나 빵집, 드럭스토어에서 할인을 받으려면 모바일 쿠폰이나 멤버십을 보여줘야 하죠. 하지만 이 과정이 여간 번거로운 것은 아닙니다. 모바일 쿠폰을 내려 받거나 멤버십 앱에 들어가 바코드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까먹었다면 다시 찾고 인증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죠. 뒷사람들이 기다린다는 압박감 때문에 진땀이 나기도 합니다. 겨우 이 과정을 거쳤지만 최소 결제 금액, 최대 할인 한도, 전원 실적 같은 부가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면 쓰지 못하죠.

카카오페이가 사용자가 오프라인 할인을 받을 때 느끼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명목으로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습니다. 지난 4일 회사가 정식 출시한 ‘굿딜’은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자동으로 할인된 가격에 결제가 이뤄지는 서비스인데요. 기존처럼 별도로 모바일 쿠폰이나 멤버십 등을 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최소 결제 금액, 최대 할인 한도 등의 부가 조건이 붙어있지 않습니다. 카카오페이 톡이나 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고요.

현재 굿딜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는 36곳입니다. 편의점, 카페, 식당 등 주로 식음료(F&B) 브랜드가 주 제휴처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제휴처를 늘릴 계획입니다. F&B는 물론이고 동네, 지역 단위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가령, 요즘 MZ 세대가 즐겨 찾는 상수의 상점이 많이 모인 골목길이라든가, 많이 찾는 제주 관광지의 가맹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카카오페이가 굿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은 이미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요. 반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이 장악하고 있죠. 카카오페이는 시장 점유를 위한 킬러 서비스 중 하나로 할인을 제공하는 ‘굿딜’을 내세우기로 했습니다. 서비스를 출시한지 얼마 안됐지만 기존 충성 사용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카카오페이는 굿딜 서비스를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꾸려 운영해왔습니다. 굿딜 TF는 서비스 확장, 고도화를 위해 제휴처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지난 19일 판교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지난 1년간 TF를 꾸려 제휴처 확장을 이끈 이준형 굿딜 TF 실장(=사진)을 만났습니다. 굿딜 서비스의 최초 사업 기획부터 서비스 출시, 개발, 운영까지 전반을 맡아온 이죠. 그에게 굿딜 서비스의 지금과 고도화 계획, 서비스 출시 배경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굿딜의 타깃 사용자와 의외의 사용자

굿딜 서비스는 왜 기획을 하게 됐나요?

할인에 민감한 사용자들을 (카카오페이 서비스에) 락인할 수 있는데요. 굿딜을 통해 고객과 상호작용하고 싶었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또 굿딜이 진성 사용자의 결제 건수를 높이고 이들을 더욱 핵심 사용자로 만드는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굿딜 서비스 타깃은 어떻게 되나요?

20살부터 35세 사이의 사용자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실제로 해당 사용자군이 서비스를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40대 남성분들이 굿딜 서비스를 잘 쓰고 계십니다. 최근의 경기흐름 등으로 할인 혜택을 찾게 되는 수요가 생긴 것 같습니다.

당초 목표로 정한 사용자 층의 폭이 생각보다 좁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굿딜을 이용하려면 브랜드 로고를 눌러야 한다는 (사용이 복잡한) 점 때문에, 그 이상의 사용자 층이 서비스를 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40대 남성 사용자가 성실하게 쓰고 있어 놀랐습니다.

의외로 다양한 사용자층에서 굿딜 서비스를 쓰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굿딜의 ‘조건’이 없다는 점인 것 같은데요. 신용카드처럼 전월실적, 혹은 얼마 이상일 때 할인 혜택 등의 부가조건이 없습니다. 굿딜에서 결제하면 무조건 제시한 할인율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소 결제 금액, 최대 할인 한도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기존에는 간편결제에서 할인 쿠폰을 쓰려면 쿠폰을 따로 내려 받거나 이를 보여주고 별도로 결제를 해야 했는데, 굿딜은 이러한 과정 없이 곧바로 할인 결제가 이뤄지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건은 제휴 가맹점 확대

굿딜 서비스의 관건은 제휴일 것 같은데요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브랜드와 매장을 굿딜에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30 여성이 좋아하는 브랜드’처럼 특정 사용자층이 원하는 브랜드를 알기 위해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고, 그에 맞는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어떤 가맹점을 중점적으로 제휴를 맺었고, 그들과 협력하기 위해 어떤 설득을 했나요?

현재 주 제휴처는 편의점과 식음료(F&B) 브랜드입니다. 편의점은 GS25, 이마트24가 입점을 했습니다. 또 SPC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파스쿠치 등이 입점을 했고요. 제휴 브랜드는 굿딜이 할인 혜택을 계속해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고,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하는 분위기입니다. 굿딜을 선보인지 약 한 달 반(베타 서비스 포함) 정도 됐는데, 나름대로 수치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떤 제휴 매장에선 고객이 굿딜을 쓰러온다거나,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가정의달을 앞두고 양사의 재원을 마련해서 상시 혜택에 다른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모션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간편결제사를 보면 편의점 제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던데, 이유가 있나요?

편의점은 간편결제사의 니즈와 가장 잘 맞는 브랜드입니다. 매장 수가 많고 그만큼 분포도 넓습니다. 유명 편의점의 경우 전국에 매장이 1만7000곳이 있을 정도인데요. 해당 편의점과 제휴를 맺으면 100개의 브랜드와 제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일상에서 계속해서 결제가 일어나는 곳이 편의점이다보니, 편의점 제휴에 가장 많이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소액 결제 건수가 많은 편의점 입장에서 생각하면 수수료를 생각했을 때 간편결제사와 제휴를 맺는게 좋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편의점의 니즈는 무엇인가요?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제휴 전략을 별도로 세워 실행하는 것이니까요. 그 중에서도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굿딜이라는 제안을 한 것이죠. 브랜드는 (간편결제를 통해) 고객을 모으고, 사용자는 할인 혜택을 받는 윈윈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휴처와 할인 혜택 대한 비용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수치나 분담률을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카카오페이와 브랜드가 공동 부담해 할인 혜택을 드리고 있습니다.

제휴처 확장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계실 것 같은데, F&B 외에도 염두하고 있는 산업군이 있을까요?

성수 같은 핫플레이스, 혹은 팝업스토어와 연계한 굿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수에는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메인 거리가 있는데 여기에 카페, 옷 가게 등의 여러 상점이 몰려있습니다. 이때 주요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성수 핫패스’와 같은 카테고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성수에 있는 상점의 반응은 어떤가요?

굿딜 서비스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상점에선 생소하게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개별 가맹점 계약이 프랜차이즈 계약보다 어렵거든요. 현재 지역 상점에 굿딜을 설명하고 제휴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카카오페이라는 간판이 있어서 우호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희 직원들이 직접 상점에 찾아가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요.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드리면 쉽게 이해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성수는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만큼 저희 서비스에 대한 사장님들의 이해도가 높은 편입니다. 또 제주도를 타겟으로 한 서비스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성수 핫패스, 제주 핫패스 등을 굿딜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금은 굿딜 서비스 주 제휴처가 F&B 프랜차이즈지만, 앞으로는 여행 등 일상으로 영역이 넓어질 것 같은데요

내부적으로 지역 축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사용자 주변에 굿딜을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보여주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굿딜의 UX·UI 전략

제휴 가맹점 수가 많아지면 사용자가 앱에서 해당 브랜드를 일일이 찾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 점 때문에 현재는 카테고리 분류와 검색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또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 즐겨찾기 기능도 구현을 했습니다. 향후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개편될 예정인데, 신규 입점한 브랜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굿딜이 브랜드 별 바코드를 따로 생성하는, 그러니까 사용자 입장에서 각 브랜드를 눌러 결제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1차적으로 36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굿딜을 출시했는데, 각 브랜드별로 상품권을 발행, 처리하는 방법이 달라 현재로써는 개별 바코드 생성을 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서비스를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상품권 발행, 처리 방법을 통합하기에는 시간적,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지금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나중에는 각 브랜드별 바코드를 실행하지 않아도, 하나의 바코드로 여러 브랜드 할인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합한다는 등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네, 계획은 있습니다. 다만 제휴처가 워낙 다양하고 각 회사마다 시스템 등이 달라서요. 정확한 통합 시점에 대해서는 당장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굿딜의 인프라

굿딜 서비스, 상품권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했다고. 정확히 어떤 건가요?

보통 상품권이라고 하면 ‘아메리카노 1만원권’ 같이 특정 상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계실텐데요. 굿딜은 고객이 상품을 결제할 때, 시스템 상에서 그 즉시 상품권을 발행해 할인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큰 틀에서 간편결제와 동일한 서비스지만 상품권의 인프라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상품권을 발행하고 처리하는 주체는 어딘가요?

카카오페이가 처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각 브랜드의 매장과, 포스(POS)와의 연동 개발을 통해서 시스템을 구축을 했습니다.

굿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업별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승인하는 로직이 다른데, 각 가맹점 포스와 개별적으로 연동을 해야 했습니다. 36곳과 제휴를 맺었다면 연동 작업을 36번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만의 시스템 로직을 활용해 통합 설계하기 위한 고민, 작업에 시간을 많이 쏟았습니다. 지금은 모듈을 만들어 특정 오픈 API를 활용해 연동할 수 있도록 해놓은 상황입니다.

굿딜,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 킬러 서비스될까

최근 간편결제사들이 오프라인 결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카카오페이는 할인 혜택, 프로모션에 초점을 뒀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제가 전사 차원의 오프라인 전략을 말씀드리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할인 혜택에 민감하고 이를 잘 쓰는 사용자들이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이런 사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굿딜을 개발해 선보였습니다. 충분히 사용자를 락인하고 굿딜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굿딜은 수익 서비스라기보다 사용자를 락인하기 위한 역할이 핵심일 것 같은데요

공식적으로 답변드릴 수 있는 건 인건비, 운영비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비용만을 가지고, 나머지는 사용자 혜택으로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무한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기보다 내부적으로 설정한 비용이 있어, 그 안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굿딜 출시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어떤 성과가 있나요?

굿딜을 경험했거나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 수가 현재까지 100만 단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굿딜에 대한 사용자 결제 건수가 좋은 수치로 나오고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사용자, 가맹점 피드백이 있을까요?

현재까지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UX가 조금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메가커피나, 컴포스 커피 등 카페 브랜드에서는 (UX가 조금 불편할지라도) 충분히 쓸만한 서비스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이 정도의 혜택이라면 서비스 사용 방법을 공부해 쓰겠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결국 할인 혜택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었단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굿딜 서비스를 잘 쓰고 계신 사용자분들이 바이럴을 해주십니다. 블로그 글 등에 굿딜 서비스를 소개해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굿딜TF는 언제까지 운영 되나요?

아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안정화,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어 당분간 TF가 유지될 것 같습니다. 또 추가 사업 아이템을 실행해야 해서 올해는 TF가 유지될 것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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