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버드대, 올해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 급등…흑인·히스패닉 학생은 감소

2025-10-23

소수인종우대 금지 2년차 미 명문대 인종 다양성 후퇴 뚜렷

NYT "트럼프 행정부, 대학 입학자료 조사 강화 등 정책 여파"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 신입생 구성에서 인종별 비율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 학생은 늘어난 반면, 흑인·히스패닉 학생 비중은 줄어드는 등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 금지 이후 미국의 명문 대학들에서 인종 다양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올해 하버드대 신입생 중 아시아계 미국인이 41%로 지난해(37%)보다 늘어난 반면 흑인과 히스패틱계 학생 비율은 각각 11.5%, 11%로 지난해(14~16%)보다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2023년 연방 대법원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 금지 판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거의 모든 명문대에서 흑인 학생 등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인 2023년 하버드대의 흑인 신입생 비율은 18%였다.

비슷한 경향은 프린스턴대에서도 나타났는데 올해 신입생 가운데 흑인 학생 비은 5%로, 196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프린스턴대 신입생의 8.9%가 흑인이었다. 반면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하버드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23.8%에서 올해 27.1%로 상승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학들의 입학 사정 자료를 더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숨겨진 인종 대체 지표(hidden racial proxies)' 사용 여부를 감시하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일부 명문대는 올해 신입생에 대한 인종 통계 공개를 미루거나 축소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현재까지 인구 통계를 공개한 주요 명문대는 20곳 미만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곳 이상에서 크게 줄었다.

하버드대 호피 훅스트라 인문·자연과학대 학장은 NYT에 "경제적 변동 속에서도 접근성과 기회를 넓히겠다는 하버드의 약속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의 올해 신입생은 총 1675명으로 미국 50개 주와 92개국에서 온 학생들로 구성됐다. 이 중 국제학생 비율은 15%로, 지난해 16%에서 소폭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하버드의 국제학생 등록을 제한하려 했으나,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이 이를 저지했다. 또 신입생 중 약 21%는 연방 학자금 보조 프로그램인 펠그랜트(Pell Grant)를 받을 자격이 있는 저소득층 학생이며, 45%는 올해 새로 확대한 하버드대의 재정지원 정책 덕분에 등록금 전액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신입생 구성 변화는 미국의 주요 명문 대학들이 다양성과 공정성 사이의 균형을 다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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