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사진 기자, ITF 태권도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베팅했다면 억만장자”

2025-12-10

CNN 사진 기자 리리안 알스코그 후(37)가 지난 10월 크로아티아 포레치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비전업 선수로 국가대표 생활을 병행해 온 그는 경기 준비 과정과 대회 현장의 심리적 압박, 체중 감량과 부상 등 비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겪는 현실을 10일 CNN을 통해 상세히 전했다.

알스코그 후는 5년째 영국 ITF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는 그의 두 번째 세계선수권이었다. 그는 경기 직전까지 나이와 체력 문제, 체중 감량 실패, CNN 업무 증가로 인해 출전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이 가까워질수록 “언제 은퇴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질 정도로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선수들은 대부분 나보다 15~20살은 어린 선수들”이라며 “나이와 체력, 부상 회복 속도를 끊임없이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개막에 앞서 “견과류 두 개, 당근 반 개, 포도 다섯 알, 샐러드 잎 몇 장만 먹으며 버텼다”고 표현할 정도로 혹독한 체중 조절을 진행했다. 일부 선수들이 ‘드라이 사우나’를 위해 침대에서 전신을 옷으로 감싸고 땀을 내는 장면도 묘사하는 등 비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경기 출전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몸의 부담을 강조했다.

ITF 태권도는 품새, 겨루기 등 5개 종목을 운영한다. 그는 품새 첫 경기에서 탈락한 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하며 탈의실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팀 동료들과의 간단한 훈련 뒤 정신을 가다듬고 겨루기 준비에 집중했다.

겨루기 첫 상대는 전통적 강국 폴란드였다. 그는 연장전 끝에 첫 승을 거두고, 이어 다회 유럽·세계 챔피언인 독일 선수와의 2라운드에서 역전승했다. 이어진 아일랜드전에서도 4명의 심판 전원이 점수를 인정하며 4-0으로 완승,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는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남편이자 코치인 미하우 드지우비츠키는 “누가 그녀에게 베팅했다면 지금 억만장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스코그 후는 “이 생활을 하느라 술자리, 친구 생일, 여행 등 많은 것을 포기했다”며 “성적이 안 나오면 그 모든 희생이 죄책감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태권도가 준 공동체, 성취감, 그리고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계속해서 자신을 경기장으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선수권 이후 “은퇴할 예정이냐”는 질문을 들었지만, 이를 두고 “취미를 어떻게 은퇴하나”라고 답하며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다.

알스코그 후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토저널리스트로, CNN 국제 뉴스·특집팀에서 영상과 사진을 촬영·편집·프로듀싱하고 있다. CNN 합류 전에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와 온라인용 단편 콘텐츠를 제작·연출했으며, 런던과 베이징에서는 영상 제작 프리랜서로도 활동했다. 영국 볼턴대학교에서 국제 멀티미디어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대만과 스웨덴의 혼혈로, 스웨덴·독일·중국 등지에서 생활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영어 외에도 독일어, 중국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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