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 MBC 전 아나운서가 최초, 최연소, 최장수 타이틀을 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TV 예능물 '라디오스타'에 백지연, 개그우먼 홍현희, 최정훈, 뮤지컬 배우 민경아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MC 김국진은 "MBC '뉴스데스크'의 신화다. 최초, 최연소, 최장수 타이틀을 지금 모두 보유 중이냐"고 물었다. 이에 백지연은 "저도 그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고 답했다.
백지연은 1987년 23세에 당시 MBC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입사 5개월 만에 '9시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로 발탁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국내 최연소, 최장수 9시 뉴스 앵커로 이름을 알렸다.
1996년 8월 9일까지 8년3개월 동안 '뉴스데스크'를 진행했으며 1999년 3월 MBC를 퇴사했다. 프리랜서 진행자로 활동하며 YTN·SBS·tvN 등에서 일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지금 백지연'을 통해 소통 중이다.
백지연은 "제가 1988년에 앵커로 투입됐다. 우리나라가 요 몇 년 사이에 놀랍게 발전했지만 그때는 '여자가 어디 감히, 암탉이 울면 망해' 이럴 때였다. 사내 오디션에서 1등을 했다. 대학교 졸업 3개월 만에 앵커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하는 동안 남성 앵커가 세 번이 바뀌었다. 강성구 전 앵커를 시작으로 추성춘 전 앵커였고, 그 다음이 엄기영 전 앵커였다. 제가 수습사원일 때 최초의 여성 앵커 오디션을 개최했다. 저는 수습사원이라 자격이 없었는데,선배 앵커들 견학 차 참석했다가 1등을 했다. 회사에서 '어떻게 수습이 1등을 하냐. 무효다' 해서 무효 처리를 해서 다시 사내 전체 오디션을 개최했는데 또 1등을 했다"고 덧붙였다.
백지연은 "지금은 TV 뉴스를 안 보는데, 그때는 보는게 하루 일과였다. MBC 뉴스데스크를 할 때 시청률이 30%였다"고 떠올렸다.
MC 김구라는 백지연이 '뉴스데스크' 앵커 발탁 후 돌았던 루머를 언급했다. 백지연은 "제가 백 씨라서 증권가 큰손 '백곰'의 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회사를 밀어붙여서 앵커 자리를 차지하고 MBC 10년치 광고를 샀다는 소문이 돌았다. (수습이 앵커가 되는 건)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회사에서도 굉장히 반대가 많았다. 너무 모험이다, 중요한 뉴스인데 수습사원이 앵커 자리를 맡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한 선배는 '나는 반대했다. 왜 네가 뽑혔는지 모르겠는데 이건 모험이야. 네가 6개월을 버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했다. 그게 오히려 저를 강하게 만들었다. 절대 떨어지지 않고 열심히 해서 대표 앵커가 되겠다. 누구도 나를 내려가라고 못해. 그게 저한테는 오히려 독이 아니라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홍현희는 "원래 멘탈이 강하냐"고 물었다. 백지연은 "약하다. 바로 깨지는 유리 멘탈이었는데 그때 너무 마음이 떨려서 아무 데도 의지할 곳이 없었다"고 답했다.
"증권가 백곰도 다 헛소문이었다. 소시민 가정에서 태어났을 뿐이다. 매일 출근 전에 교회 가서 기도하고 마음을 다스렸다. 그러다 여기까지 온 것이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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