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CEO 관전평-BNK]지역 상생 빈대인 회장, 실적·내부통제 '과제'

2025-09-16

이재명 정부가 초대 금융당국 투톱을 속속 임명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신설안을 포함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최종 조율했다. 새 정부의 금융팀 진용이 갖춰지고 조직개편 장기화에 따른 수장 공백 우려가 불식되면서 하반기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 태풍이 예고된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선 올해 신한과 우리금융이, 내년엔 KB금융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사 CEO 선임은 이사회 권한이지만, 정권 교체마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CEO의 임기중 성과와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로 취임 3년차에 접어든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기반의 혁신금융'과 '상생금융 확대'를 강조했다. 빈 회장은 당시 "디지털 기반의 금융혁신을 통해 고객의 이익과 성장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적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생산적이고 실질적인 금융지원으로 상생금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빈 회장은 회장 직속의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지주에 '그룹미래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금융 확대에 속도를 올렸다. 또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및 취약계층을 위해 상생금융 확대에도 힘을 기울였다.

이 같은 기조는 그룹의 미션·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BNK금융은 지난해 1월 그룹 새 미션으로 '금융을 편리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를 제정하고, 새 비전(VISION)으로 '세상을 가슴 뛰게 하는 금융'을 선포했다. 특히 그룹의 새 미션은 단순 이윤창출을 넘어 풍요로운 사회와 세상을 일구는 데 기여해 금융업의 본질을 실제 구현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그룹 중장기 로드맵으로 △2026년까지 디지털 경영체계 초석 마련 △2027년부터 2028년까지 사업다각화 등을 통한 내실 있는 종합금융그룹 도약 △2030년까지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총자산 300조원, 순이익 2조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빈 회장은 그룹 백년대계를 호기롭게 세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구상이 장밋빗 희망에 그치는 모습이다.

우선 핵심영업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의 경기불황이 심화되고 있고, 그 여파로 그룹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BNK금융의 올 상반기 그룹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지분)은 47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역신장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감소 및 대손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BNK금융은 16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약 33.2%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그룹 자산건전성 지표도 올들어 거듭 악화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62%로 전년 동기 1.22% 대비 약 0.40%p 악화됐고, 연체율은 1.39%로 전년 동기 0.94% 대비 0.45%p 상승했다.

빈 회장의 역점사업인 디지털금융도 아직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BNK금융은 올해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로 '인공지능(AI)·디지털금융'을 내걸었다. 또 기존 '그룹고객가치혁신부문'은 '그룹AI·미래가치부문'으로 변경하고, 산하 디지털기획부와 AI사업팀을 통합해 'AI디지털전략부'로 확대 개편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에 강력 당부 중인 내부통제 강화도 빈 회장의 숙제로 꼽힌다. 빈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23년 8월 그룹 자회사 BNK경남은행의 대규모 횡령사고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2023년 8월 투자금융부장의 3000억원대 대출 횡령사고로 홍역을 앓았다. 해당 부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약 3089억원을 횡령했는데, 이는 단일 횡령 사건으로는 금융권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에 대법원은 올해 7월 해당 부장에게 징역 35년형을 확정했다.

이를 계기로 빈 회장은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영회의에서도 금융사고에 '무관용의 원칙'을 내세우고, 바른경영·신뢰 등을 강조했다. 또 올 하반기 조직개편·인사에서도 준법감시인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부'를 신설하는 등 금융지주사의 관리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빈대인호'는 올 하반기 그룹 실적 개선과 지역경제 상생금융을 통한 분위기 전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선 BNK금융은 새 정부 주요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지역균형성장과 해양물류산업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지주는 전략기획부 내 '해양도시전략팀'을 신설해 부울경 해양수도 완성을 지원하고, 기존의 지역특화사업팀을 '동남성장지원팀'으로 변경했다. 자회사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부산은행은 해양·조선·물류 등 지역 주력산업에 대한 특화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금융그룹'을 '해양/IB그룹'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해양금융부'를 신설했다.

또 장기 침체된 부울경 지역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해 BNK금융은 '생산적금융·포용금융·책임금융' 등 3대 전략을 논의했는데, 이를 위해 △생산적금융 2조 6000억원 △포용금융 9000억원 △책임금융 2000억원 등 총 3조 7000억원의 금융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10년 해외사업의 결실'로 꼽히는 카자흐스탄 은행법인도 그룹의 새 캐시카우로 성장시킬 수 있을 지 관전포인트다. BNK금융은 현지 은행법인을 '디지털 기반의 중소기업 특화 전문은행'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지 맞춤형 디지털 금융 플랫폼과 신속한 기업금융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단계별 맞춤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이번 해외 은행법인 설립은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글로벌 금융사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디지털 기반의 현지 특화 은행모델을 통해 그룹 글로벌사업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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