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이어 CJ도 '스마트팜' 드라이브... "농산물 수급 불안 대응"

2025-01-06

농심, 내년 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팜 구축

CJ제일제당도 스마트팜 사업화 검토...기술 개발·해외 현황 파악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늘자...식자재업계는 스마트팜 재배 확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기후변화 여파로 전세계 농산물 가격 널뛰기가 심화되면서 식품업계가 '스마트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농심이 중동 시장에 수출 포문을 연 가운데 CJ제일제당도 사업화를 놓고 저울질에 나섰다. 주요 식자재업계는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팜 계약재배를 확대하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스마트팜 사업화를 염두에 둔 제반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 여파로 전 세계 농작물 수급 불안이 고조되는 등 스마트팜 수요가 늘자 사업화 추진을 고심 중인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한 'K스마트팜 로드쇼'에 참가해 자사의 스마트팜 기술을 소개하는 등 외부 활동에도 나서도 있다. 관련해 해당 로드쇼에는 농심을 비롯한 국내 스마트팜 기업 12곳이 참여했으며 총 369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디지털 팜CIC를 신설하고 스마트팜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자체 수직농장 솔루션 등 관련 기술을 확보했으며 추가 기술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장수군과 손잡고 '동부권 임대형 수직형 스마트팜'의 민관 협력 상생 모델 구축에 나서는 등 스마트팜 관련 사업에 발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팜 사업화를 검토하는 단계"라며 "중동 로드쇼는 해외 수요나 업계 현황 파악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사내 스타트업을 구성해 일찌감치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농심은 중동 국가와 잇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2년 11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으로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을 내디뎠고 이후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스마트팜 수출 MOU를 맺었다.

지난해 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사우디아라비아 시범온실 조성 및 운영)'에 선정돼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농심은 2025년 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 약 4000㎡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축사 등에 ICT기술을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조절하는 농장을 말한다.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생산량을 얻을 수 있어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업체들도 스마트팜 재배를 확대 중이다. 기후변화 및 산지 감소, 인력난 등으로 토마토, 배추, 무 등 주요 농작물의 수급불안이 확산된 탓이다.

CJ프레시웨이는 2023년부터 스마트농업을 접목한 계약재배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기준 약 5만1000평에서 마늘, 양파, 감자 등을 재배 중이다. 아워홈도 쌈 채소와 샐러드 채소류 등을 스마트팜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팜 작물 매입 물량은 2023년 연간 물량 대비 70%가량 확대했다. 향후 과일, 과채(애호박, 오이, 고추), 엽채류(대파 및 부추) 등의 스마트팜 작물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부터 농가에 스마트팜 설비 구축을 농가에 우선 지원하고 이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전량 납품받는 방식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농업법인 팜팜에 설비비 11억원을 지원, 5년간 2027년까지 생산되는 토마토 전량(연 1300t)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현재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에 활용되는 토마토가 대부분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된 것이다.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토마토, 오이, 로메인, 가지와 엽채류 등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을 10여개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스마트팜 수요가 지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염, 폭우 등 일시적 이상기후 뿐 아니라 주요 농산물 산지 면적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원활한 농작물 수급을 위해 스마트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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