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통신시장 '메기' 제 손으로 거둬

2024-06-14

3사 체계가 견고하게 자리잡은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을 통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투입되려던 '메기'의 등장이 또다시 늦어지게 됐다.

14일 경쟁 활성화를 강조하며 제4이동통신사 유치에 사활을 거는 듯 보였던 정부가 올해 1월말 제4이동통신사 후보로 선정했던 스테이지엑스의 자격을 4개월여만에 스스로 박탈하면서다.

'7전8기' 끝에 이번엔 탄생할까 관심을 모았던 제4이동통신사 출현이 다시 불투명해진 가운데, 정부가 애초 사업자 자격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급하게 주파수를 할당해 주며 정책 혼선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주된 선정 취소 사유는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천50억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만 납입하는 등 당초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분 5% 이상 주요주주 6곳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곳뿐인 점 등 주주 구성이 신청 당시와 상이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애초 선정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 능력이 충분한지 살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선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취소 절차에 들어간 것도 지난해 초 제4이통사 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대한의 정책적 배려를 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지난해 말 자본금은 주파수 할당 인가 이후 계획한 자본금 전액을 납입 완료한다는 내용의 주파수 이용계획서를 냈고 적격 통보도 받았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적 공방도 예고된다.

정부는 주파수 신청 당시 내건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스테이지엑스 측에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이통3사 체제가 견고한 상황에서 주파수 정책을 비롯한 통신 경쟁 활성화 정책 전반에서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 온 이동통신 경쟁 촉진이나 통신비 인하 등 주요 정책이 이번 제4이통사 선정 취소로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든다"며 "정부의 주요한 주파수 정책에 굉장한 차질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책임 소재와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합리적 대안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신규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으로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해 통신비 인하, 투자 경쟁을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발전 등의 효과를 기대했으나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 예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제도의 보완 과정을 거칠 것이며 추가적인 주파수 경매 절차, 할당 공고에 대한 문제를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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