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정치 유튜버들…대선날 또 '슈퍼챗 특수'

2025-06-04

대통령 선거 당일 정치 유튜버들이 또 한 번 ‘슈퍼챗 특수’를 누렸다. 일부 채널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수천만 원대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같은 과열 양상이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4일 유튜브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대선 본투표가 치러진 전날 뉴스·정치 부문 슈퍼챗 수익 1위 채널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었다. 이 채널은 9시간 분량의 생방송으로 하루 24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 보도 채널을 제외하면 ‘사장남천동’과 ‘그라운드씨’ 채널이 각각 1500만 원과 7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채널은 저마다 진보·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개표 과정을 해설하며 유료 수익을 유도했다.

슈퍼챗은 실시간 방송 중 시청자가 직접 후원할 수 있는 유튜브 기능이다. 금액에 따라 메시지 글자 수나 노출 시간이 달라지는 형태다. 정치 유튜버들이 슈퍼챗으로 큰 수익을 거두는 현상은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진다. 플레이보드가 집계한 지난해 전 세계 뉴스·정치 부문 유튜브 슈퍼챗 수익 1~3위는 모두 한국 채널이었다. 이 기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비롯해 보도 채널 ‘뉴탐사’와 극우 성향 ‘신의한수’가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발언의 자극성이 커질수록 후원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채널은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하거나 자극적 발언을 확대·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1월 서부지법 난입 사건 당시 실시간 방송을 켜고 “이건 혁명이다, 들어가자”며 시위대를 자극한 극우 성향 유튜버들의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격한 콘텐츠가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구조는 알고리즘과 뉴미디어 환경이 만든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장 상황을 생생히 전달해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순기능도 있지만 상업적 목적에 치우친 채널은 극단적 메시지를 반복하며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자극에 휘둘리지 않고 언론의 빈틈을 메우는 콘텐츠만 가려내는 수용자의 선별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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