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뿐이다

2024-12-31

그야말로 다사나난했던 ‘청룡의 해’ 갑진(甲辰)년이 가고, ‘푸른 뱀의 해’ 을사(乙巳)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모든 국민은 나라가 안정되고, 코로나19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호전되길 소망하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아직도 블랙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신뢰도는 추락했고, 살얼음을 걷고 있는 국가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후 곧바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가 이뤄지면서 세계 각국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한국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으나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된 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나 응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31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및 헌법재판관 임명 유보를 이유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탄핵시켰다.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29건에 달한다.

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 중 대다수는 아직도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만 주장한다.

이 같은 혼란스러운 정국에 지난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이 발생, 179명의 고귀한 인명이 희생됐다. 새해가 밝았지만 국민들 마음은 편치가 않다.

새해 을사년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내실을 다져가는 해’가 될 것이라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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