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사망사고가 일어난 무안국제공항의 새떼 쫓는 일은 외주 업무였다. 외주화는 불법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촘촘한 업무 수행과 관리에 대한 우려가 늘 따라붙는다. 근본적으로 공항과 공항공사, 공항공사와 자회사, 자회사와 직원으로 이어지는 여러 겹의 공항관리체계가 효율적이고 공항안전에 문제없는지 의문을 키운다.
2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 조류 퇴치 인력 4명은 모두 공항 외주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 남부공항서비스는 무안공항을 비롯해 남부권 10개 공항의 운영 시설 관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공항 현장에서는 그동안 한국공항공사 자회사를 거치는 형태의 조류 퇴치 업무 외주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공항-공항공사-자회사로 업무 지시와 관리층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회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김포공항에서 정비일을 하면서 조류 인력 퇴치 인원을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다”며 “공항이 워낙 큰 데다 공항 밖에서 조류 퇴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포나 폭음, 음파로 새를 쫓는 일인데, 인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새 충돌 사고가 적지 않은데, 쫓는 업무를 외주화하는 게 많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는 1년에 100건꼴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에서 일어난 조류 충돌사고는 623건이다.
공항공사가 조류 퇴치를 비롯해 공항시설 관리를 맡은 자회사를 제대로 관리하고 자회사 스스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없는지 우려를 키운다. 공항공사에는 4개 자회사가 있는데 KAC공항서비스와 남부공항서비스 등 2곳이 공항관리 운영사업을 맡고 있다. 하지만 두 자회사는 업력이 10년을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공항공사와 여러 잡음을 낸다. 공항공사의 경영실적 평가와 조치계획을 보면 지속적으로 자회사 관리가 지적됐다. 2020년에는 자회사의 안전교육 체계 소통이, 2022년에는 자회사 예산 관리 시스템 개선이 평가서에 기재됐다.
특히 2022년 공항공사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사 자회사들의 사장에 대해 “사장들의 전문성이 미흡한 문제가 있다”고 적시됐다. 당시 공항공사는 조류 충돌과 관련해선 “5년 간 운항 1만 회당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담당 인력은 줄고 최신 장비 도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보완을 요구 받았다. 이 보완이 조류 퇴치 업무를 맡은 자회사 업무 개선으로 이뤄졌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심지어 2023년 국정감사에서는 KAC공항서비스 사장의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공항공사와 공항공사 자회사 노조 간 갈등도 이 체계의 불안 요인이다. 자회사는 모회사로부터 경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2023년 말 공항공사 자회사 노조원들은 공사와 자회사간 계약 불공정성에 항의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 서울경제는 공항공사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