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잡는 빅테크 기업들...국내 냉각 기술 어디까지 왔나

2024-11-19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반도체 발열 대응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성능 고도화에 따른 발열·전력 소모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를 관리하는 게 반도체 업계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냉각 시스템 토탈 솔루션을 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초대형 냉방기(칠러)를 데이터센터 맞춤형으로 개발한 것이다.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로, 이를 공랭식으로 부른다.

LG전자는 최근 북미 데이터센터에 1000억 원 규모 칠러를 공급하기로 한데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AI 서버에서 방출되는 열이 데이터센터를 달구면 성능이 저하할 수 있어 열 관리는 필수로 꼽히기에 수요가 높다.

액침냉각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침냉각 기술은 액침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기를 식히는 방식으로, 공랭식에 비해 공간 효율도 높고 에너지 효율도 3배 높아 차세대 냉각 기술로 불린다. 냉각팬이 없어 소음도 적다.

LG전자가 공랭식, 수랭식, 액침냉각 등 다양한 냉각 솔루션을 확보한다면, 향후 냉각 기술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가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LG전자 에어솔루션 부문은 올해 매출이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차세대 냉각 기술인 액침냉각 시스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안산에 4000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슈퍼컴 센터, 화성 HPC 센터, 사우디 타다울타워 데이터센터 등 국내외 데이터센터 수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액침 냉각 기술의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칩을 직접 냉각유에 담구는 방식이라, 칩과 화학적 반응 검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 쿨런트가 직접 맞닿기 때문에 온도와 성분에 따라 성능이 좌우될 수도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러 액침 냉각 조건에서 반도체 구동 여부와 결함을 테스트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델도 액침 냉각 환경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서버 보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은 이를 위해 지난해 SK엔무브와 액침냉각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엔비디아도 지난 8월 액침 냉각 전담팀을 꾸렸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액침냉각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약 3억3000만 달러(4261억9500만 원)에서 2032년 약 21억 달러(2조7121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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