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냉각 솔루션 연내 상용화...내년 본격 공급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가 AI 시대 급성장하는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수요를 정조준하며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성장을 예고했다. 2030년까지 HVAC 매출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액체냉각 등 AI 데이터센터 특화 솔루션 확대, 비하드웨어(Non-HW) 사업 비중 확대, 현지 맞춤형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ES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 부사장, 오세기 ES연구소장 부사장, 배정현 SAC사업부장 전무 등이 참석했다.
LG전자는 급증하는 AI 연산 수요로 고열을 내는 데이터센터 환경에 맞춰 칩을 직접 식히는 액체냉각(CDU)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이재성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올해 관련 수주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해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LG전자는 평택 칠러 공장 내 ‘AI 데이터센터 HVAC 테스트베드’를 구축, 실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해 솔루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냉각 시스템 제어, 가상센서를 활용한 고장 대응 등 ‘코어테크’ 역량이 핵심으로 꼽힌다.
◇ 초대형 칠러, 글로벌 시장 정조준…2년 내 매출 1조 원
초대형 냉방기 칠러 사업은 데이터센터, 대형 건물 등 B2B 수요 확대로 2년 내 연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7년 120억 달러로 예상된다.
대표 제품인 인버터 스크롤 칠러는 북미 배터리 공장, 국내 화학플랜트 등에 납품돼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30% 늘었다. LG전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R32) 적용 제품도 앞세워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적극 대응 중이다.
LG전자는 기술개발부터 판매·유지보수까지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톱티어 HVAC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북미·유럽은 기후와 주거환경에 맞춘 제품군을 공급하고,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은 맞춤형 기술개발조직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현지화·전기화(Electrification) 트렌드를 동시에 공략한다.
특히 Non-HW 분야의 매출 비중은 현재 10%에서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AI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BECON)’을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형 패키지를 확대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 M&A로 포트폴리오 강화…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인수
LG전자는 ‘3B(Build·Borrow·Buy)’ 전략에 따라 전략적 인수를 병행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 최근에는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사를 100% 인수하며 히트펌프 기반의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사우디 초대형 복합시설, 싱가포르 초고효율 물류센터 등에 고효율 HVAC 시스템을 잇따라 수주하며 글로벌 B2B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AI 시대, 냉난방공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스마트 에너지 관리의 핵심”이라며 “고객 맞춤형 솔루션과 지속 가능한 기술로 B2B 질적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