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례의 명승부 끝에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LA 다저스 선수단 한가운데,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었다.
일본 선수 3명이 다저스 전력의 주축을 이뤄 팀을 월드시리즈 2연패로 이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투수인 야마모토는 단일 월드시리즈 2·6·7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완투승이라는 진기록도 썼다. 일찍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도류라는 평가를 받은 오타니 쇼헤이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0.1이닝을 던져 2승1패, 평균자책 4.43을 썼고 지명타자로서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 8홈런 14타점을 올렸다. 올해 입단 후 시즌 내내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사사키 로키는 시즌 막바지 복귀해 가을 무대에서 9경기 평균자책 0.84로 2홀드 3세이브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팀이 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뉴욕 양키스가 1998년부터 3연패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슈퍼스타가 즐비한 다저스는 30년 전 투수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많은 일본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3명이 나란히 우승 트로피를 든 건 전례가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들이 이 선수 세 명을 정말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이 선수들을 품은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서는 다저스 우승에 열광하는 일본 사회의 반응을 담은 기사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AP통신은 월드시리즈 7차전 생중계를 큰 스크린에 띄운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사람들이 다저스의 우승이 확정되자 춤추고 환호하면서 거리로 쏟아져 나가는 장면을 담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월드시리즈 3차전을 함께 시청했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올 시즌을 일본에서 열었다. 6년 만에 도쿄돔에서 치러진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다저스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2전 전승을 올렸다. 18일 1차전에서 야마모토는 선발승을 따냈고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는 멀티히트를 쳤다. 2차전은 사사키가 선발 등판했고 오타니는 홈런을 때렸다. 약 8개월 후 이들은 캐나다 토론토로 무대를 옮겨 팀 우승의 주역이 됐다.
최근 6년간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다저스는 일본 에이스들과 함께 팀의 황금기를 만드는 데 도전한다. 불펜과 외야진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구단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투수력 부족을 안고 우승한 뒤 사사키와 블레이크 스넬 등을 영입했다. 로버츠 감독은 “전문가와 팬들은 우리 팀이 왕조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는 지금 이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이 시기를 다저스 야구의 황금기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