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 변호사 ‘백척간두 끝자락에 서서’ 출간
尹대통령 탄핵일지 기록 담아
“헌재 결정 이후 통합이 중요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필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4일로 예정되며 목전에 왔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지난 36년간 판사의 길을 걸어온 강민구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는 사관(史官)을 자처하며 최근 윤 대통령 탄핵일지를 기록한 ‘백척간두 끝자락에 서서’를 출간했다. 격동적 정국에서 개인의 회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과제 그리고 법조인으로 지켜야 할 자세 등을 담았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도울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강 변호사는 이 책에 대해 “적법 절차 준수의 중요성을 다루고자 집필한 사초(史草)”라며 “탄핵소추안 인용·기각 여부를 정치적 승패를 떠나 개헌의 동력으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시점에서 ‘87년 헌법체제’는 효용을 다했다는 대다수 헌법학자들 의견에 공감한다”며 “개헌을 위해 여야를 비롯한 결정권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법조계 안에서도 직업적 사명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1988년 의정부지원(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0년 부장판사로 승진한 후 지난해 정년을 맞을 때까지 1만201건의 판결을 내렸다. 이는 매년 350건 이상의 판결을 내려야 가능한 수치로, 비슷하게 정년퇴직한 판사들의 약 1.8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현재는 국가 AI위원회에서 법·제도 분과위원장을 맡으며 리걸테크 도입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면 무엇보다 정치권이 앞장 서서 국민 통합의 길을 걸을 것을 요구했다. 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 강화 역시 향후 한국 사회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모든 정치적 판단이 법치주의 원칙 위에서 법적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여부를 비롯해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형사법 원칙이 정확하게 적용됐는지 등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고가 늦지 않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재판관의 심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강 변호사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상황에서 한 나라의 통수권자를 파면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선고가 특히 늦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선고만큼 중요한 것은 헌재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