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조 대표 사건 7개월째 심리
법조계 "법원, 국회의원 사건 더욱 속도 내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근 정치인들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이어지면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대법원 판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선고가 지연되는 탓에 사법부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최대한 빠르게 결론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 8일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고, 그의 방어권을 보장한다는 이유에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후 조 대표는 같은 달 13일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조국혁신당을 창당했고, 4·10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대법원은 총선 다음날 사건을 3부에 배당하고 현재까지 약 7개월간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이 발표한 2023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처리된 상고심 사건 중 1심에서 형사합의부였던 사건은 총 3852건이었고, 이 중 136건을 제외한 3716건이 9개월 이내에 처리됐다. 사건 처리 기간은 피고인이 구속 상태인 경우는 평균 54.7일, 불구속 상태인 경우는 159.7일이 걸렸다.
구속·불구속 사건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법원이 피고인이 구속 상태인 경우 구속 기간 내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상고심은 피고인 구속기간을 최대 8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과거 조 대표보다 더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전직 대통령, 더 적은 형량을 받은 정치인들도 모두 법정구속이 됐다"며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큰 선택이었고, 만약 당시 조 대표가 법정구속이 됐다면 상고기각이든 파기환송이든 이미 결론이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21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살포할 금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관석 전 의원은 지난 7월 18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3개월이 조금 지난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선 대법원이 조 대표에 대한 심리를 속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표에 대한 대법원 선고 시점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번주 윤미향 전 의원이 1년2개월 만에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오는 14일 사기·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윤미향 전 의원은 2011~202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및 정의연 이사장을 맡으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후원금 등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부정수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역 의원은 임기 중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하지만 윤미향 전 의원은 임기 초인 2020년 9월 기소됐음에도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아 4년 임기를 모두 마쳤다. 이번 대법원 선고는 지난해 9월 20일 항소심 선고가 있은 후 약 1년2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몇몇 국회의원들의 사건 심리·선고가 지연되면서, 사회적 논란과 함께 사법부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불신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의 혜택 등을 모두 누린 뒤 형이 확정되는 것도 문제고, 국회의원의 사법리스크를 장시간 해결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만큼은 아니더라도 선출된 국회의원 관련 사건은 법원이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