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김용대 전 방위사업청(방사청) 헬기사업부장이 드론작전사령관에 임명되면서 육군항공학교장에 전문성 없는 보병병과 출신이 임명된 것과 관련, "전문성을 포기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전 사령관을 ‘핀셋 임명’한 여파로 항공병과 몫 장군 자리가 1곳 늘어나면서 육군항공학교장 자리에 9년 만에 항공병과가 아닌 다른 병과 출신이 임명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21일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4월 29일부터 2024년 4월 29일까지 6명의 육군항공학교장은 항공병과 출신 준장 계급이 취임했다. 이례적으로 2024년 4월 30일부터 12월 23일까지는 보병병과 출신 준장이 학교장에 부임했다. 최근 10년간 육군의 특기교육학교 7개(포병·기계화·공병·정보통신·정보·화생방·항공)의 54명 학교장은 모두 해당 병과 출신이 학교장을 지내왔다. 항공학교장에 타 병과가 온 것은 2014년부터 올해 사이 7개 학교 중 유일한 사례다.
육군 항공병과 몫의 장군 자리는 ▶육군항공사령관(소장) ▶육군항공사령부 부사령관(준장) ▶육군항공학교장(준장) 등 통상 3곳이다. 그러다 2023년 9월 1일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가 창설되면서 장군 자리는 드론작전사령관(소장)까지 4곳으로 늘었다. 2024년 5월 1일 김용대 당시 방사청 헬기사업부장은 소장 진급과 함께 드론사령관에 임명됐다. 같은 해 4월 30일 항공학교장은 양윤석 전 학교장 임기만료로 공석이 됐다. 항공병과 몫 장군 자리 3곳 중 항공학교장에 보낼 몫을 찾기 어려워지자, 보병 출신 준장이 자리에 앉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을 핀셋 인사하기 위해 육군항공학교의 전문성을 포기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 의원은 “육군 항공병과 출신이 드론사령관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어떤 근거로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드론사령관은 김 전 사령관이 직무배제 되면서 공군 출신이 맡고 있다. 항공학교장은 지난해 12월 24일부로 다시 항공병과 출신이 임명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김 전 사령관 임명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드론사 창설과 함께 임명된 이보형 초대 사령관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됐다. 특검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자난해 10~11월 계엄 명분을 만들 북풍 공작의 일환으로 ‘평양 무인기 작전’을 계획하고, 자신의 육사 후배인 김 전 사령관을 임명했다고 의심한다.
부 의원은 “드론사를 창설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지시에 육군항공교육의 전문성이 희생된 것”이라며 “내란 특검은 갑작스러운 드론사령관 교체 배후를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