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상 고이즈미 발탁에 "방위성 경험無…트럼프 방일 걱정"[송주희의 일본톡]

2025-10-22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에 발탁하면서 일본 내에서 '예상 밖의 인사'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각료로는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지낸 것이 전부인 고이즈미에게 국방 정책을 맡기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차세대 정치인에게 안보 경험을 쌓게 하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22일 복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임 방위상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인 요코스카는 방위의 도시로 자위대와 연관 깊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자신의 출신을 강조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미 해군 요코스카 기지를 품은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방위상 인사를 두고 일본 내에선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농림수산상과 환경상, 내각부특명담당상(원자력 방재) 등을 지냈지만, 방위성에서의 근무 경험이나 방위 부대신(차관)·정무관 경험은 없다. 실질적인 방위 관련 경력은 사실상 백지 상태인 셈이다.

특히 오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맞물려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2%로 올릴 것을 표명한 상태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수치를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일본에 요구한 상태다. 미일 방위 협력과 분담금 증액, 미국산 장비 구매 확대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현지 언론들은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중 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방위비 분담을 비롯해 일본의 부담 확대가 핵심 의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경험 부족한 장관이 외교·방위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데 대한 불안이 제기되는 이유다. 온라인상에서도 "신지로가 왜 방위상?", "괜찮을까", "농림수산상으로 그냥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중의원 안전보장위원장을 지내며 안보 정책 논의에 일정 부분 관여해 왔고, 방위상이 전문적 군사 지식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중요한 자리라는 이유에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올 봄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 차관과 만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구축에도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방위비 증액을 추진할 방침인 가운데 고이즈미 방위상은 “(액수가) 얼마인가 하는 것보다는 일본에 필요한 방위력을 일본 스스로가 생각하고 정비한다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방위비 증액을 위해 검토 중인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 개정에 대해서도 “다카이치 총리로부터 더 속도를 내고, 힘을 내달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56표를 받아 185표를 얻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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