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의 7나노(nm) 생산 라인의 수율이 대폭 개선됐다는 전언들이 중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SMIC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로 인해 SMIC는 EUV(극자외선) 노광기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SMIC는 EUV장비보다 한단계 낮은 DUV(심자외선) 노광기를 사용한 멀티 패터닝 공정을 통해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멀티 패터닝은 노광기가 광원을 여러 번 사용해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도를 그리는 공정을 뜻한다. SMIC의 7나노 라인은 두 번 더 그리는 N+2 멀티 패터닝 공정으로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한다. 공정이 길어지는 만큼 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SMIC는 2023년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해 내는 데 성공하며 전 세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생산된 반도체는 화웨이(華爲)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 60에 장착됐다.
다만 수율이 낮은 탓에 대부분의 제품이 불량품 처리됐다. SMIC는 수율에 대해서 공개적인 표명을 한 바가 없다. 2023년에는 SMIC의 7나노 공정 수율이 20%대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지난 3월 서방 매체인 디지타임스는 SMIC의 7나노 공정 수율이 40%로 올라섰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디지타임스는 업계 표준인 60%에 비하면 낮은 것이지만, SMIC의 수율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SMIC의 수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ET타임스는 지난 7월 SMIC가 7나노 공정의 수율을 전략적 용도로 사용될 만큼 충분한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세미이코시스템은 지난 7월 공급망 조사를 인용해 SMIC의 7나노 공정 수율이 70%까지 올라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이번 주 들어 중국의 IT 전문 블로거들이 SMIC의 7나노 라인이 대규모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하고 나섰다. 이들은 7나노 라인의 출하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과거 SMIC의 7나노 공정을 통해 샘플만을 만들어 볼 수 있었던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이제는 대량 생산 주문을 넣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수율이 대폭 개선되어 라인 증설 없이도 생산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30%의 수율이 70%로 올라선다면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SMIC가 멀티 패터닝 공정에서 혁신을 창출하여 수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확보했다면, 7나노 생산 라인을 추가로 늘릴 수 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보도를 통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 AI 반도체 생산량을 세 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FT는 SMIC가 내년 7나노 생산 설비를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공정의 최대 고객은 화웨이라고 덧붙였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