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032830)이 유일호 이사회 의장 체제를 3년 더 이어가기로 했다. 유 의장이 경제부총리를 지낸 금융·경제 전문가이자 재선 국회의원으로 이사회를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한 것이 배경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교체해 당국의 이사회 내부통제 관리 강화 방침에 발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유일호 사외이사, 허경옥 사외이사 임기 연장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유 이사의 임기가 연장되면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사외이사는 유 의장 외에도 이근창 영남대 교수(감사위원회 위원장),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ESG위원회 위원장) 등 4명이다. 이 중 유 의장과 허 교수의 임기가 올해로 만료될 예정이었다.
유 의장은 부총리 겸 제6대 기획재정부 장관, 제2대 국토교통부 장관, 18·19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2022년 삼성생명 사외이사에 선임됐고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삼성생명 내부에서는 유 의장 정도 경륜을 갖춘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점이 임기 연장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통상 전쟁과 대통령 탄핵 심판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험이 많은 인물이 이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금융 당국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도 유 의장이 임기를 연장한 이유 중 하나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내 선임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도 되기 전인 2010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고 있다. 또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은 관료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을 비롯해 올해도 이슈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또 정관상 최대 임기(6년)를 채운 이 감사위원장은 교체할 예정이다. 학계 출신 인사가 유력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