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CEO 10년 연임 확정된 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2월 한 달 상승분 '증발'

2025-03-05

- 카카오그룹 유일 '10년 단일 CEO' 체제...같은 기간 그룹 내 타 계열사 최대 5번 교체

- 교보증권, 목표주가 23.7% 하향...상장 당시 9만원대서 2만원대로 '추락'

- 금융권 "안정적 경영 vs 혁신 속도 둔화 우려 공존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5연임이 4일 확정됐다. 2016년 취임 이후 9년간 단일 CEO 체제를 유지해 온 윤 대표는 카카오그룹 내에서도 이례적인 '장기집권'을 이어가게 됐으나, 재선임 소식이 전해진 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7.91%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윤 대표의 재선임을 공식화했다. 임추위는 "26주 적금, 모임 통장 등 혁신 금융상품을 선보이며 국민 절반이 사용하는 금융 앱으로 성장시켰고, 투자 플랫폼 입지도 강화해 비이자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거대은행을 출범하며 인터넷은행 첫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끄는 등 국내 금융산업의 전환점이 될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재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 반응은 냉담했다. 같은 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7.91% 하락한 2만2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우리금융(-1.99%), KB금융(-0.51%) 등 전통 은행주보다 가파른 낙폭이다.

윤 대표의 장기 집권은 카카오그룹 내에서도 이례적이다. 2016년 취임 이후 9년간 단일 CEO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카카오 본사는 5번, 카카오페이증권은 4번의 경영진 교체가 있었다.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장기 재임이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10년 재임 후 3연임 제한으로 물러났고, 은행장은 보통 3~4년마다 교체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카카오가 지분 2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19.9%, 국민연금 7.8%, 한국투자금융지주 4.0%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최대주주로서 경영 안정성을 중시하며 윤 대표의 장기 재임을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유로 윤 대표의 장기 재임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가 하락이 장기 집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부 반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보증권은 이날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보증권 측은 "올해 순이자이익 전망치(1조256억원)가 지난해(1조245억원)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성장세 둔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DB금융투자도 "추세적 성장이 확인되어야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8월 상장 당시 9만400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1만4480주(약 5억6472만원)를 배정받았으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후에도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장 초기 대비 약 76%가 하락한 수준으로, 우리사주 참여 임직원들의 평가손실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대표의 5연임은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시장에서는 혁신 속도와 의사결정 유연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표의 5연임 이후 카카오뱅크는 안정성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제를 안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윤 대표의 선임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 성과와 수익 다각화 전략의 실효성, 그리고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을 주요 관전 요소로 보고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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