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의 걸음을 되살리는 재활로봇부터 마음을 읽어주는 정신건강 키오스크까지'
4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열린 '2025 중소기업 기술·경영혁신대전'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바꿔놓을 내일을 한눈에 보여주는 무대였다.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와 연계된 이번 행사는, 한국 중소기업이 갈고닦은 혁신 성과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였다.
헬스케어 기업 '넥스브이'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 회사의 '위로미'는 AI 기반 정신건강 관리 키오스크로, 사용자가 자신의 고민을 말하면 자연어 처리 기술이 분석해 맞춤형 상담과 조언을 제공한다. 검사 결과는 리포트 형태로 출력돼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시장 다른 쪽에서는 보행 재활 보조로봇이 시연돼 눈길을 끌었다. 환자의 걸음을 실시간으로 보정해 재활 효과를 높이는 기술로, 외국인 관람객들은 “실질적 수요에 닿아 있는 혁신”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에스더블유엠'은 실제 로보택시를 전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부터 서울에서 심야 무료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인 이 로보택시는 지금까지 무사고 5000건을 기록했다. 채윤재 전략기획실 대리는 “렌터카 업계에서도 협력 요청이 올 만큼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 3대를 운영 중인데 올해 안에 1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니모먼트'는 AI 기반 콘텐츠 체험존을 마련했다. 인생네컷처럼 부스 앞에서 캐릭터를 고르면 AI가 얼굴을 합성해 사진을 만들어주어 참관객들이 줄을 서며 즐겼다.
물류 자동화 기업 '와따AI'는 기존 창고에 AI 지게차만 설치하면 물류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수작업으로 수분 걸리던 무게·사이즈 측정이 단 3초 만에 끝나고 데이터는 즉시 플랫폼에 반영된다. 와따AI는 최근 주한미군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서 최종 검증을 완료했으며, 글로벌 물류기업에도 공급하고 있다. CES 혁신상은 4년 연속 수상했다.
'테솔로'는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 손을 내세웠다. 김영진 대표는 “600만 회 이상 반복 사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고도화했다”며 “국내 대기업과 실제 공정 투입을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기업 '비엠코스' 부스에서는 보령산 머드를 초미세 분말로 가공한 머드팩과 화장품이 시연됐다. 나철균 대표는 “모공 딥클렌징과 피부 개선 효과로 미국 아마존과 틱톡숍 등에서 반응이 좋다”며 글로벌 시장 확대 의지를 전했다.
이날 오후 열린 개막식에서는 중소기업 혁신 유공자 222명에게 훈장과 포상이 수여됐다. 인정보시스템 김근호 대표와 케이티씨 박찬화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에이치에너지 함일한 대표가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받았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AI가 불러오는 혁신의 시대에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되도록 AI 기술혁신과 사업화 지원, 창업 생태계 조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광천 이노비즈협회 회장도 “중소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의 잠재력과 실질적 기술 경쟁력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협회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