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에너지효율 2.2% 개선…목표치 2배 넘어

2024-10-15

# SK에너지는 140도에 달하는 석유화학제품을 38도까지 낮추는 데 상당한 증기를 소비했었다. 최근 열교환기를 설치해 냉각에 사용한 폐열을 회수하고 반도체 현장의 가열 발전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기 중에 버려지던 열을 초반도체 초순수 공정 등에 활용한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열교환기 설치 비용 36억 원이 들었지만 연간 16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며 “2~3년 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고려아연은 비효율적인 냉각탑을 통합 운영하며 에너지 관리 비용을 대거 절감했다. 기존 노후화한 냉각탑 5개소를 하나로 줄이며 설비 운전의 비효율을 제거한 것이다. 고려아연 측은 “통합 운영을 통해 냉각수 관리 온도 조정이 쉬워졌다”며 “이를 통해 전기사용량 최대 1만 1338㎿h(메가와트시)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산업계가 지난해 조 원 단위의 설비투자를 통해 에너지효율 향상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옥외조명 등 공공 부문에서는 줄줄 새는 전기요금을 줄여야 하는 등 추가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22년 10월 에너지효율화 협약을 체결한 30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은 2023~2027년 5년간 에너지효율 연간 1% 개선 목표를 지난해 초과 달성했다. 대상은 연간 에너지소비량 20만 석유환산톤(toe) 이상인 30개사, 39개 사업장이다. 지난달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이들 참여 기업의 첫해 이행 실적을 집계한 결과 평균 에너지 원단위 개선율은 2.2%에 달했다. 에너지 원단위는 1차 에너지 공급량을 총부가가치로 나눈 값이다. 에너지 원단위가 개선됐다는 것은 에너지효율이 향상됐음을 의미한다. 참여 기업의 53%인 16개 기업이 1% 이상 개선하는 등 고른 분포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자동차(5.7%), 시멘트(5%), 철강(1.3%), 디스플레이(0.4%) 등의 업종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성과는 산업계의 적극적인 에너지효율 투자에서 비롯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국가 전체 에너지효율화 투자액(6조 3654억 원) 중 85%인 4조 5979억 원이 산업 부문에 투입됐다. 특히 지난해 산업 부문은 2022년보다 23% 증가한 1조 1633억 원의 투자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조 원 고지를 밟았다. 전력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가격 신호가 작동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분야에서도 에너지 절약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설치한 옥외조명은 약 553만 개, 연간 전기소비량은 3.4TWh(테라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전기소비량의 0.6%를 차지하는 만큼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규모다. 옥외조명의 68%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됐으나 나머지 32%는 아직 저효율 메탈 핼라이드 램프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남아 있는 177만 개를 모두 LED로 교체할 경우 연간 374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500㎿급 화력발전소 1기의 한 달간 발전량(360GWh)과 맞먹는다.

서울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버스 승강장 온열의자에 들어가는 전력도 줄일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에만 3m 길이의 온열의자 3433개가 설치돼 있다. 이를 온종일 가동할 때 예상되는 전력사용량은 일 37㎿h에 이른다. 겨울철 4개월 동안 총 4.4GWh를 소비하는 셈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이용량이 적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온열의자 가동을 중단하면 하루 7.7㎿h, 겨울 4개월 동안 0.9GW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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