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유업계가 저출생, 고물가 2중고로 시름하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단백질 음료'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목표다.
29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89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4천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면역력 강화를 위한 단백질의 필요성으로 관련 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리서치의 소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단백질 영양소에 대한 관심도는 2021년 61.0%에서 올해 69.8%로 높아졌다.
이에 유업계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단백질 음료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단백질 음료 시장은 흰 우유를 비롯해 가공유, 발효유 등 국내 오프라인 시장이 줄어드는 다른 유음료와 달리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 매출은 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 편의점의 단백질 음료 매출은 상반기 오프라인 전체 매출의 약 90.3%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p 확대됐다.
편의점에 이은 주요 판매 경로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도매 등이며, 경로별로 3%대의 비슷한 매출 비중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단백질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마트나 편의점만 가도 단백질 제품 전용 매대가 있는데, 이 자체가 분명한 시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유업계 특성상 신사업에 대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단백질 시장 확대는 반가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업계에서 꾸준히 단백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하고, 결국 특화된 강점을 갖고 있는 제품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업계, 단백질 제품 '각축전'…이색 제품 출시 이어져
남양유업은 2022년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론칭해 연령에 맞는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부스터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프로'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했다.
단백질 시장 확대에 힘입어 '테이크핏'은 올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마켓링크에서 오프라인 경로 액상 단백질 매출(프로틴 함유 가공유, 프로틴 함유 플랜트밀크 제품 제외)을 기준으로 했다.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판매경로는 편의점(CVS),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도매 등이다.
테이크핏은 이중 오프라인 경로 단백질 음료 시장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편의점에서 1위를 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남양유업은 경쟁사와의 제품 차별화를 위해 테이크핏에 근육 형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첨가한 '완전단백질'을 함유했다.
아울러 단백질 특유의 텁텁한 맛을 줄인 뛰어난 관능과 호박고구마 등 이색적인 맛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테이크핏은 실제로 운동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으며, 250ml RTD '테이크핏 맥스'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시작했으나 지난 상반기 오프라인 매출액 기준 1위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맛과 성분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 역시 단백질 음료 '프로틴에너지'를 올해 8월 리뉴얼해 출시하면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로틴에너지' 초코, 커피 2종은 우유 풍미를 유지하고자 우유단백질 21g을 함유했고, 기존보다 아르기닌 함량을 높인 3천mg로 선보였다.
서울우유 프로틴에너지는 경쟁사 제품과는 달리 원유가 들어가 있어 부드럽고 진한 맛이 가미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아르기닌 함량(3천mg), 타우린(500mg) 등이 타 제품 대비 많은 양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틴에너지 역시 초코 제품의 선호도가 좀 더 높은데, 이는 아무래도 프로틴 음료 중 초코맛이 대중화된 영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단백질 음료 시장 확대에 힘입어 현재 기준 프로틴에너지는 기존 제품 리뉴얼 이후 누적 판매량 104만개를 달성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은 운동을 즐기는 20~40대로 남녀불문 찾아주고 계시고, 식사대용으로도 즐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며 "헬시 플레져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소비층 니즈에 맞는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매일유업은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통해 단백질 제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매일유업에서 분사한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앞서 2018년에 '셀렉스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최초로 성인영양식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근력 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은 우유에서 유래된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셀렉스 프로틴 락토프리 Plus'를 출시했다.
'셀렉스 프로틴 락토프리 Plus'에 함유된 '저분자유청단백가수분해물'은 매일헬스뉴트리션이 네오크레마와 4년 넘게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우유에서 유래된 단백질 소재로,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근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고령화는 피할 수 없고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는 변치 않는 트렌드"라며 "매일헬스뉴트리션은 꾸준한 R&D를 통해 좋은 제품을 경쟁력 삼아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