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탐보’에서 찾은 세계의 맛 4

2024-11-13

마닐라만(Manila Bay)과 접한 탐보 지역은 호캉스에 어울리는 호텔과 리조트가 많은 지역이다. 공항에서 20~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한국인 여행자도 즐겨 찾는 지역. 덕분에 관광객을 유혹하는 식당이 많고, 요리법도 다양하다. 에디터가 찾은 4곳의 맛을 모았다.

이탈리아로 가는 관문

LA PIAZZA(라 피아짜)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를 담은 샹들리에를 따라 시선을 내려가 본다. 황금빛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아치 벽면과 고급스러운 벨벳 소재의 폭신한 의자가 이탈리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둡지만 따스한 분위기의 바 카운터와 주방이 펼쳐진다. 바텐더와 요리사가 집중하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화덕에서 피자를 바로 구워내는 것을 보면 침이 고인다.

입구 근처에는 와인셀러가 줄지어져 있는데, 라피아짜의 최고급 와인 컬렉션이다. 웨이터에게 메뉴와 페어링할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내준다. 음식으로는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해산물 요리, 디저트 등 이탈리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티본스테이크. 통으로 된 스테이크를 먼저 보여주고 웨이터가 눈앞에서 썰어 접시에 한 조각씩 올려 준다. 부드러움과 질김 사이의 절묘한 지점을 찾은 육질과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한 육향, 적당히 배여 있는 간까지. 여기가 피렌체다.

필리핀에 왔다면 역시

KIAPO(키아포)

필리핀 전통 음식을 고루 맛보고 싶었다면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서는 필리핀 국민에게 사랑받는 필리핀 전통 요리와 가정식을 만나며 풍미 가득한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메뉴로는 국수와 죽, 쌀로 만든 음식, 튀김 등이 있다. 특히 돼지고기 튀김 종류의 맛이 일품이다. 꼭 우리나라의 튀김 족발처럼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탱글탱글하면서 부드러운 살코기를 갖췄다. 저민 돼지고기와 새우가 속을 알차게 채워 갓 튀겨낸 스프링롤도 반드시 시도해야 할 메뉴다. 스위트 칠리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 바삭바삭한 맛에 혀가 춤을 춘다.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입가심할 수 있는 달콤하고 상큼한 디저트도 갖추고 있는데 특히 망고 쉐이크가 인기라고. 망고 원물의 진한 향과 맛보다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음료다.

3박자를 갖춘 곳

MEDLEY BUFFET(메들리 뷔페)

친절한 서비스, 메뉴의 다양성, 고퀄리티의 맛을 모두 갖췄다. 즉석에서 조리해야 하는 음식은 따로 기다리지 않아도 테이블 번호를 말하면 완성 후 자리로 갖다준다. 또 아침에는 웨이터가 음료를 주문받아 카페에서 바로 제조해 제공한다. 뷔페는 메뉴별로 구획이 나뉘어져 있는데, 이곳의 특색을 더해 주는 치즈룸과 더불어 샐러드, 해산물, 일본식, 웨스턴, 아시아, 디저트 스테이션으로 구분되어 있다.

스테이션별로 음식은 쉽게 세어 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추천하는 건 랍스터와 바비큐, 귀여운 동물 딤섬과 필리핀식 디저트 할로할로(알록달록한 젤리와 팥 등이 들어간 시원한 음료)다.

치즈룸에서는 하몽과 각종 치즈들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작은 치즈 박물관처럼 느껴질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치즈에 박식한 사람도, 치즈를 처음 접하지만 궁금한 사람도 자신에게 맞게 즐길 수 있도록 전문가 치즈 앰배서더가 상주해 돕고 있다. 품질의 우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설계된 온도 조절 공간에 치즈를 보관하고 있어 최상의 치즈를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치즈룸은 점심과 저녁 뷔페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그리운 맛을 되찾다

고려(GORYEO)

타지에 나가면 늘 먹던 맛이 떠오르기 마련. 탐보 ‘고려’ 식당의 한식은 한국 식당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정적인 맛이다. 한국식 바비큐와 계란찜, 된장찌개, 김치, 파채, 심지어 소주까지 즐길 수 있다. 고기는 신선하고 채소는 싱그럽다. 한국에서 갓 따온 듯한 퀄리티니, 맛이야 말 다했다.

고기는 무연 그릴에 구워 먹게 되는데 연기가 적어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는 게 장점. 게다가 불판은 표면이 훤히 보이는 스테인리스인데, 깔끔하게 관리된 모습을 볼 수 있어 안심하고 먹을 수도 있다. 게다가 한국인 매니저가 상주해 믿음이 가고 의사소통 문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인테리어도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더했다. 벽면에 새겨진 옛 한글과 창살을 모티브로 한 가림벽, 카운터 뒤편의 고구려 벽화와 비슷한 그림까지. 한국의 전통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구수한 한식이 당긴다면 주저 없이 고려로 향할 때다.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는 길

세부퍼시픽

인천-마닐라 직항을 운항하는 세부퍼시픽을 타고 가면 금방이다. 세부퍼시픽 기내는 네이비에 화이트톤이 강조되는 그레이 등 산뜻한 색채로 이루어져 있다. 승무원은 캐주얼 복장 같은 머스터드 옐로우 가디건에 청색 하의를 입고 있는데 발랄한 색채로 분위기를 더해줘 여행 전 기분 좋은 설렘을 준다.

이륙 전에는 K-POP을(특히 BTS의 노래를 많이) 틀어 주기도 해 하늘로 뜨기 전 마음을 둥실둥실 들뜨게 만든다. 또 가끔 기내에서

을 진행하는데 간단한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히면 세부퍼시픽의 굿즈를 주기도 한다. 영어만 조금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맞힐 수 있는 퀴즈라 선물을 받고 싶다면 손을 빨리 드는 순발력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신나게 비행하다 보면 어느새 마닐라에 도착이다. (참고로 기내가 춥다는 평이 종종 있으니, 담요나 가벼운 외투를 챙기는 게 좋다. 담요는 제공하지 않고 별도로 판매한다)

글·사진 남현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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