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회의원이 꺼낸 부여군 A교회 주보 보니

2024-07-02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충남공주·부여·청양)이 1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겨냥, 지역구인 부여군 A교회의 주보 내용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등 고(故)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국을 소용돌이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애초부터 잘못을 시인했더라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거란 얘기다.

박 의원은 먼저 “정 비서실장님, 공주‧부여‧청양 후배 국회의원 박수현입니다”라고 인사했고, 정 비서실장은 “공주‧부여‧청양을 잘 지켜주십시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6선 도전에 나선 정 비서실장과의 3번째 맞대결을 펼친 끝에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어 공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에서 정 비서실장이 “(법사위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복 입은 군인과 장관을 겁박했다”고 말한 걸 봤다고 전제한 뒤 “국토 수호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99.9% 국군 장병의 자랑스러운 군복과, 부하를 죽음으로 내몰고도 계급장만을 지키기 위해 국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거짓말하는 0.1% 뻔뻔한 장군의 군복이 같다고 여기시나?”라고 따져 물었다.

“겁박당하고 모욕당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오히려 채 해병이고 가족이며 국민”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 대목에서 “(총선 과정에서) 비서실장님과 함께 후보로서 토론을 벌였던 부여의 한 교회 주일 예배에 갔었다”며 ‘처음부터 시인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제목의 목회칼럼을 소개했다.

<굿모닝충청>이 입수한 목회칼럼의 내용을 요약하면, 할인마트에서 돼지고기 8000원어치를 훔친 40대 연구원이 주변에 거짓 증언을 시키며 죄를 숨기려다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친척에게 허위 증언을 시켰고 할인점 직원을 무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판사는 “범행이 발각됐을 때 피고인이 사과하고 값을 치렀다면, 집에서 돼지고기 요리를 곁들여 조용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처음부터 시인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게 뭡니까? 물건 파는 직원을 너무 무시한 거죠. 인간이 이렇습니다. 잘못이 있으면 빨리 시인하십시오”라며 글을 맺고 있다.

이 글은 기독교 출판사인 두란노의 ‘김양재, 뜨겁게 행하라’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박 의원은 “(이 글이) 목사님의 간곡한 당부의 말씀으로 들리지 않나?”라며 다시 한번 정 비서실장을 겨냥했다.

다만 A교회의 이번 칼럼이 채 상병 사망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A교회 부목사는 2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이 글은 인용한 것으로, 교회적으로 이런 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쇄를 한 것”이라며 “(채 상병 등) 정치적인 현안과 연관되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과 칼럼의 내용이 뭔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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