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두 달만에 다시 2%대를 기록하며 1월(2.2%)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동사태 와중에 석유류 가격은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가공식품과 수산물 가격 상승 여파로 전체 체감 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거기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공서비스·외식물가 인상도 물가 흐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2.2% 상승했다. 전달(1.9%)보다 0.3%포인트 높아지며 한 달 만에 다시 2%대를 진입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물가를 보면 5월(1.9%)을 제외하고 모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2.2%, 2월 2.0%, 3월 2.1%, 4월 2.1%, 6월 2.2%를 각각 기록했다.
식탁 물가와 체감 물가에 영향을 주는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보다 4.6% 급등했는데 이는 2023년 11월(5.1%)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커피(12.4%), 김치(14.2%), 햄·베이컨(8.1%), 빵(6.4%) 등 주요 품목이 국제 원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으며 줄줄이 올랐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라면값 발언으로 주목받은 6월 라면값 상승률은 6.9%로 23년 9월(7.2%)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달걀 가격(6.0%)도 22년 1월(15.8%)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외식 물가도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생선회(5.9%), 치킨(3.1%), 커피(4.2%)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공공서비스 부문도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전국 사립대학교 등록금이 전년보다 5.2% 상승하며 관련 교육비 물가를 끌어올렸고 공동주택관리비(4.3%), 치과진료비(3.2%) 등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의 공공 요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 물가 안정에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수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7.4% 급등하며 2023년 3월(7.4%)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고등어(16.1%), 마늘(24.9%), 달걀(6.0%) 등 일부 품목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배(-25.2%), 파(-18.5%), 토마토(-7.8%) 등 일부 채소와 과일류는 작황 호조로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OECD 기준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2.0% 상승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획량 급감으로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가공식품의 경우 최근 출고가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순차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