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0년 만의 시험
부동산공인중개사 시험이 끝난 날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학원 사이트에 들어갔다.
벌써 가채점 코너가 열려 있었다.
방식은 간단했다. 내가 마킹한 답을 입력하면 과목별 예상 점수와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시스템이었다.
입력을 마치자마자 컴퓨터 화면에 커다란 글씨가 떴다.
‘합격’

팡파르까지 울리는 게 마치 로또 당첨을 알려주는 듯했다.
나는 1차와 2차를 한 번에 통과하는 ‘동차 합격’을 한, 아니 할 것으로 예상되는 셈이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에 합격하고 2차에서 떨어지면 다음 해에 1차가 면제된다. 2년에 걸쳐 각각 합격하면 ‘순차 합격’, 같은 해에 모두 합격하면 ‘동차 합격’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공법이었다. 과목별 점수를 확인하니 공법은 62.5점. 놀랍게도 시험 직후 머릿속에서 계산했던 그 점수 그대로였다. 나머지 과목들도 공법보다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과락도 없었다.
게임 끝.
눈물이 핑 돌았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어른들의 수능’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