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탈퇴 결정에 보건자금 ‘비상’···WHO, 예산·직원 대규모 감축 계획

2025-05-02

테워드로스 사무총장 “역사상 가장 큰 혼란”

친트럼프 성향 지도자들도 탈퇴 동참 움직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세계 보건자금 조달과 관련해 역사상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부문의 기부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WHO 자금 위기는 미국이 이 기관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일어났다. 미국은 WHO 전체 예산 중 약 18%를 분담금으로 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이었던 지난 1월20일 “(미국만) 거액의 돈을 부당하게 내도록 요구받고 있다”며 WHO 탈퇴를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실제 탈퇴가 이뤄지는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WHO는 2026~2027년도 예산을 42억달러(약 6조186억원)로 전년도(53억달러·약 7조5960억원)보다 21% 줄일 방침이다. 대규모 직원 감축도 계획했다. WHO는 이미 올해에만 6억달러(약 8조5872억원)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의 일자리를 줄이고 고소득 국가에 있는 일부 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우 고통스럽다”며 예산 삭감이 전 세계 시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보건 상황이 취약한 국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울 토마스 WHO 사업운영담당 부국장은 향후 2년 동안 WHO의 직원 급여 예산 약 25%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고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가 예산 중 80%를 소수 국가의 자발적 분담금에 의존하고 있다며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재원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 관리들과 지속해 연락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는 직접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친트럼프 성향의 각국 지도자들도 탈퇴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어 향후 WHO의 자금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지난 3월 자국의 WHO 탈퇴를 선언했다. 이탈리아와 헝가리, 인도에서도 탈퇴를 논의 중이다. ‘탈퇴 러시’가 이어지면 WHO가 가입국에 더 많은 분담금을 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1948년 설립된 WHO는 유행병과 풍토병을 관리하고, 열악한 곳의 영양·위생 등 환경을 개선하는 등 국제 공중보건을 책임지는 유엔 전문 기구다. 의학·보건 분야를 연구하고, 음식과 약물과 관련한 국제 기준을 세우는 역할도 한다. 총 194개국이 가입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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