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술교육대 직업능력심사평가원, ‘훈련기관 무상 컨설팅’ 주목
직업훈련기관 디지털전환·행정·훈련과정·취업역량 향상 전폭 지원
연간 4100곳 직업훈련기관 평가, 6만1000개 훈련과정 심사 담당
개원 10주년 맞아 “인공지능·디지털 전환 시대 직업훈련 혁신” 다짐
“훈련생 모집을 비롯해 학습 역량이 뒤처진 학생 관리, 그리고 과정 수료 후 취업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직업능력심사평가원으로부터 3개월간 컨설팅을 받은 후 이러한 고민을 모두 해결했습니다.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형 훈련 시스템을 고도화했고, 취업 지원 체계를 구축해 점차 취업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관련 직업훈련기관인 '모두의 연구소' 관계자의 소감이다.
2015년 출범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전국의 직업훈련기관에 대한 인증평가와 훈련과정 심사, 부정 훈련 예방 등과 더불어 직업훈련기관 컨설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함께 우리나라 직업훈련과 직업능력개발사업에 대한 공정한 심사와 평가, 컨설팅을 통해 직업훈련의 품질 향상을 담당하는 허브 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기준 4100여곳 직업훈련기관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직업훈련기관이 운영하는 6만1000여개 훈련 과정(집체·온라인·혼합)에 대한 심사를 거쳐 4만2000개 과정을 선정했다. 심평원은 4월 1일 개원 10년을 맞는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 시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에 대한 훈련기관의 대응 역량을 높여주기 위한 심평원의 '훈련기관 도약 컨설팅'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에는 지난 2년간 190개 훈련기관이 참여했다. 신규기관 90개소, 경력기관 78개소, 우수기관 22개소다. 올해는 100개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한다. 비용은 전액 무료다.
이 컨설팅은 개별 참여 기관별로 우수 훈련기관(Best HRD Academy) 관계자, 직업훈련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된 컨설팅 전담팀을 구성해 △집중 개선 과제 도출 △맞춤형 솔루션 제안 △솔루션 이행 관리 등 3단계로 순차 지원한다. 직업훈련기관의 역량을 진단하고 인프라와 운영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직업훈련기관별 '맞춤형 솔루션' 척척 적용
신규기관에는 △직업훈련 제도와 행정, 과정 설계를 비롯해 △훈련생 모집과 상담, 과정 운영 △훈련생 만족도와 성취도 평가 △훈련생 취업 지원 등 기본적인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경력기관에는 △행정 효율화와 업무 전산화 △재무·인사관리 △수요자 맞춤형 과정 설계와 개발 △훈련생 모집 전략 △훈련 평가와 훈련생 성취도 관리 △훈련생 취업실적 관리 △협약기업 관리 등 성과 향상을 지원한다.
우수기관에는 △훈련과정 차별화·특성화 전략과 실행계획 수립 △훈련생 수준별 학습 지원 △취업자 현업 적용도와 조직기여도 조사·분석 △취업자 성공 사례 발굴 △협약기업 멘토링과 산학협력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컨설팅 참여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전·후로 실시한 훈련 운영 역량 진단 결과, 신규기관은 3.68점에서 4.40점으로, 경력기관은 3.85점에서 4.41점으로 향상되는 유의미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족도 또한 5점 만점에 4.7~4.8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대구평생교육원은 컨설팅을 받기 전에는 훈련 수요 파악과 과정개발이 막막했고 나아가 훈련생 모집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심평원 컨설팅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자료 수집과 분석과 더불어 생성형 AI를 활용한 훈련과정과 홍보 숏폼 개발할 수 있었다. 기관 관계자는 “수요조사, 과정개발, 홍보 등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방법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시연 등 꼼꼼하고 이해하기 쉽게 컨설팅을 해줘서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기관은 수요조사 기반 과정개발과 맞춤형 홍보로 훈련생이 컨설팅 전과 비교해서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관의 효율적 인력운영과 훈련생 취업 지원 도움을 받은 곳도 있다. 동일건축인테리어학원 관계자는 “기관 행정인력이 적어 업무 분장이 어려웠고 훈련생 취업 지원과 사후관리 등도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3개월간 컨설팅을 통해 학원장, 강사, 행정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훈련생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홈커밍데이를 기획해 훈련생 취업 지원과 학습 몰입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클라우드 기반 실습 동영상을 만들어 훈련생 수준별 맞춤 학습이 가능해졌다.
◇“훈련생이 컨설팅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어요”
컨설팅을 통해 우수 훈련기관으로 선정된 곳도 있다. 로이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는 “일반고 특화 훈련과정의 차별화와 다양한 교육훈련 사업 운영에 따른 행정 효율화 방안을 컨설팅 받았다”면서 “그 결과 제과제빵 현장 전문가를 활용해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일반고 훈련생 자긍심을 높여 만족도, 수료율, 취업률 등이 90%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 우수 훈련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신규 기관이 컨설팅을 통해 기본역량이 탄탄한 훈련기관으로서 거듭난 사례도 있다. 성남YWCA의 경우 여성가족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던 아이 돌봄 사업을 고용노동부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으로 전환하면서 행정절차 미숙과 전산시스템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체계적인 컨설팅을 통해 커리큘럼 등록·관리, 훈련생 관리, 사후관리 등 직업훈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신규기관이지만 계획보다 더 많은 훈련과정을 실시할 수 있었다. 훈련생들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훈련과정 차별화와 전략적 홍보 컨설팅으로 도움을 받은 곳도 있다. 쇼콜라띠에제과제빵 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컨설팅을 통해 훈련과정을 차별화하고, 고용24, 유튜브, 블로그 등에 훈련생 완제품 숏폼, 맛보기 강좌 등 홍보 전략을 추진한 결과 커스텀 케이크 과정이 크게 인기를 얻어 기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