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이 웹툰 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카카오(035720)와 손을 잡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국내 웹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쿠키’ 판매 채널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꾀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 달 30일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해 유료 콘텐츠 구매 전용 재화인 ‘쿠키’를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 기프트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1만 원권과 3만 원권을 판매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교환권 형태 외에 쿠키를 바로 등록해 쓸 수 있는 형태의 기프트 카드도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이 자사 온라인 창구 외에 외부로 쿠키 판매처를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네이버웹툰은 네이버웹툰·시리즈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에서만 쿠키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지난 2023년 편의점에서 선불형 기프트 카드를 출시해 쿠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으로 구매 편의성이 확대되며 유료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카카오톡을 활용해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잡은 가운데 MZ세대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네이버웹툰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뿐만 아니라 G마켓, 옥션, 11번가, SSG, 롯데 ON,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을 두고 네이버웹툰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평가한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국내 웹툰 시장 환경과 더불어 ‘퐁퐁남’ 사건으로 촉발된 불매 운동으로 이용자 활성화와 실적 모두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지난 달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66만 명으로 전년 동기(1012만 명) 대비 감소했다. 동시에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영업손실로 1억 69만 달러(약 1443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손실액이 177% 증가했다. 순손실도 1억 5291만 달러(약 219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이에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웹툰 산업 규모가 최초로 2조 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다시 말해 성장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이제 웹툰을 볼 사람은 다 본다’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이 시장에서는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것에 더해 기존 독자가 더 지갑을 쉽게 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