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20·30세대] (하) 투자 인식 전환과 노동 가치 인정받는 분위기 조성돼야

2024-10-01

코인(가상화폐), 주식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지자, 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노동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정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먼저, 이를 위해 포모 증후군(뒤처지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변에서 코인이나 주식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자신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강박에 쫓겨 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김성주 전북도박문제예방 치유센터 팀장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남들이 하는 투자 방식을 맹목적으로 쫓으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이익만 바라본 투자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운 좋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도 있지만 대게 빚까지 내서 투자한 사람들은 이미 위험한 투자 방식에 빠져 쉽사리 멈출 수 없다”며 “이 같은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거기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코인과 주식 투자가 도박이 아니라는 인식도 한탕주의에 젖을 수 있다는 게 김 팀장은 전했다.

김 팀장은 “누구나 조절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한 번 중독에 이르게 되면 결코 도박을 멈추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코인과 주식 등이 불법이 아닌 합법적인 재테크로 인식되기 때문에 뒤늦게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팀장은 노동, 근로소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사회적 변화와 함께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경제관념, 금융이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개선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회적으로 땀 흘려 버는 돈에 대한 의미가 예전같지 않고, 투자나 투기를 통해서만 큰 돈을 벌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기 때문.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들의 현실은 근로소득만으로는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구조인 것은 맞다. 학자금 대출, 주거비, 식비, 통신비 등 꼭 필요한 지출을 제외하면 저축을 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일을 열심히 해도 더 나은 삶을 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일찍 체감하게 되고 결국 리스크를 감수하며 코인, 주식의 수익률에 미래를 기대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조급한 심리가 한탕주의로 이어지고 그런 심리가 반복되면 노동으로 번 돈은 푼돈으로 인식해 투자 중독이 될 수 있다”며 “노동력은 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가치다. 20·30세대들이 미래 불안에 내몰리지 않도록 정부와 각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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