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에 직격탄 맞은 경제…GDP 6.3조원 증발

2025-01-21

실질GDP 작년 4분기 1조7천억·올해 4조6천억 감소

'쏘나타' 22.5만대 날아간셈…"불확실성 해소 관건"

‘12.3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남긴 경제적 후폭풍은 6조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 내수 부진 여파로 지난해 4분기·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후퇴를 고려한 수치다.

이는 한 대에 2800만원 정도인 중형 세단 '쏘나타'를 22만5000대 팔아야 메울 수 있는 규모에 해당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기존 0.5%에서 0.2% 또는 그 아래로, 올해 연간 성장률은 1.9%에서 1.6~1.7%로 약 0.2%포인트(p)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줄어들고 그만큼 지난해 4분기와 올해 경제성장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정 경제전망치는 다음 달 25일 발표 예정인데, 당초 전망치보다 0.2~0.3%p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고, 이 중 약 0.2%p가 계엄 여파 때문이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가정한 실질 GDP는 2335조4370억원이다. 만약 이보다 0.2%p 낮아진 1.7%이 된다면 실질 GDP는 2330조8530억원으로 4조5840억원 줄어들게 된다.

단순 계산해 계엄 여파로 올해 이만큼 실질 GDP에 구멍이 날 거라는 뜻이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GDP도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은 4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한 GDP 감소분은 약 1조717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연간과 작년 4분기 성장률 전망치 하락을 고려한 GDP 감소분을 더하면 6조301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실제 직·간접 충격은 이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문제는 정치 불확실성이 신속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블로그에서 올해 성장률이 1.6~1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작년부터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 1사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사분기부터 점차 해소돼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에는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제조건를 달았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GDP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으면 타격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내수가 회복하려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고, 새 정권이 들어서서 경기부양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발표할 관세 등 경제 정책도 한은이 주시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다.

한은은 “대외적으로 보면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도 우리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들이 보다 구체화될텐데, 이에 따라 11월에 예상하였던 것과 비교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좀더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취약한 상태에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정치와는 별개로 경제 정책이 일관성 있게 정상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국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 기자

jys2030@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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