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가능성, 구리 시장 상승 견인
中 춘절 앞두고 유동성 공급 확대... 시장 회복 기대
TC/RC 하락, 정광 공급 부족 우려 지속
방산 매출 확대, 풍산 4분기 실적 기대 부합
증권가, 올해 풍산 목표 주가는 하향 조정
구리 시장이 글로벌 공급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90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경기 부양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정광 처리 수수료(TC/RC) 하락에 따른 정광 공급 부족 우려는 제련소 운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산 매출 확대에 힘입어 풍산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예상되는 방산 실적과 전년 대비 낮은 구리 가격 전망으로 증권가의 풍산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3개월물 기준)은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16일 기록한 톤당 9245달러는 2개월래 최고 가격으로 기록됐다. 14일과 9일, 각각 톤당 9천달러를 회복한 LME 구리 가격은 20일까지 현물은 5거래일, 3개월물은 8거래일 연속 9천달러를 유지 중이다.
다만, 구리 가격은 최근 2거래일 동안 조정세를 보이면서 소폭 하락을 나타냈다. 견조한 중국 경제지표는 구리 가격 상승에 무게를 실었으나,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투자자의 관심이 일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 강세와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전체적으로는 혼조세를 보였다.
구리 정광 처리 수수료(TC/RC)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며 정광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최근 TC는 톤당 3.13달러까지 하락해 정광 공급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일부 제련소는 생산량 감소 또는 유지보수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리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하 가능성 발언은 달러 약세를 유도하며 구리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특히,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중국은 춘절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단행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약 1조 2948억 위안을 순공급하며 시장의 부양 기대를 재확인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구리 재고도 감소세를 보이며 중국 내 금속 소비 회복 신호를 나타냈다. 동시에 양산항 구리 프리미엄이 76달러로 작년 대비 76% 상승하며 수요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풍산의 매출액은 1조3000억~1조3503억원, 영업이익은 903억~98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1006억원에 부합하거나 다소 밑돌 것으로 점쳐졌다. 구리 가격 하락에도 방산 매출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말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분기는 구리 가격 하락과 방산 부문 비수기 영향으로 풍산의 영업이익이 582억원(YoY +7.4%, QoQ 41.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중국 수요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구리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풍산의 매출은 5조1000억원(+8.6%), 영업이익은 2908억원(-23.5%)으로 전망하고,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8%p 하락한 17.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은 풍산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8만9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KB증권은 9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 호실적이 하반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실적 전망치와 방산주 주가 하락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