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만큼 중요한 '마지막 커리어'…차범근∙박지성의 결정적 선택

2025-08-06

전성기를 어떻게 보냈느냐 만큼이나 중요한 게 ‘마지막 커리어’다. 손흥민은 고심 끝에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FC(LAFC)를 선택했다.

차범근·박지성·이영표 등 ‘선배 축구 레전드’에게도 선수 생활의 ‘마지막 현역 커리어’는 은퇴 이후의 경로에도 영향을 끼쳤다.

차범근은 SV다름슈타트(1978~1979),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1979~1983)을 거쳐 바이어 레버쿠젠(1983~1989) 등 독일 분데스리가 3개 팀에서 뛰며 98골을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 두 팀에서 각각 UE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레버쿠젠에서는 1987~1988시즌에 UEFA컵 우승을 이끈 뒤 1시즌을 더 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은퇴 때 나이는 36세였다. 손흥민이 지난 5월 토트넘에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안기고 영국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한 것과 유사하다.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 뛰던 마지막 두 시즌(1987~1989)동안에는 구단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쾰른체육대학에서 지도자 연수를 했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은퇴 2년 전부터 공부를 시작한 건 독일의 선진 축구를 경험하면서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은퇴한 1989년에는 1급 지도자 자격을 획득했다.

차 감독은 은퇴를 준비하면서 1988년 차범근축구교실을 만들고, 차범근축구상을 제정하는 등 유소년 축구 육성을 위한 실천을 착착 진행했다. 이동국·박지성·기성용·황희찬·백승호 등이 차범근축구상을 받으며 국가대표까지 성장하는 등 결실을 맺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박지성은 2012년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작별하고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전격 이적했다.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팀이었지만 두 팀 사이의 명성의 차이는 컸다.

말레이시아의 부호인 구단주는 박지성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팀 홍보에도 박지성을 이용했다. 2012~2013시즌 그러나 박지성은 후반기 들어 주장 완장을 내려놓아야 했다. 또 팀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며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QPR에서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20경기에 출전해 3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은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맨유에서는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플레이로 제 몫을 다했지만, 간판스타 구실을 기대했던 QPR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QPR은 2013~2014시즌에 박지성을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를 보냈다.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을 마치고 유럽 진출할 때 몸담았던 에인트호번에서 1시즌을 더 뛴 후 선수 생활을 마쳤다. 마지막 시즌 그는 27경기에 출전해 2골 5도움을 올렸다. 은퇴 때 나이는 35세.

이영표는 토트넘(2003~2008)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2008~2009), 사우디 알힐랄(2009~2011) 거처 미국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2011~2013)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향후 스포츠 행정가가 되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여건도 선택의 배경이 됐다.

이영표는 당시 K리그 구단으로부터도 이적 제의를 받았지만 “당장 K리그에 뛰는 것보다 더 공부해서 K리그와 한국 축구에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는 두 시즌 동안 주전 풀백으로 잇달아 30경기 이상 출전했다. 얼마나 철저하게 몸 관리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37세로 은퇴. 이영표는 은퇴 이후 강원FC 대표이사, 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홍명보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2001년 포항 스틸러스와 2003년까지 2년 계약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장의 역할을 완수한 뒤 2002년 11월 미국프로축구 LA 갤럭시에 입단했다. 미국 프로축구를 경험하며 영어를 익히고 지도자 생활 등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35세로 은퇴했다.

LA 갤럭시는 MLS가 창설된 1996년부터 있던 팀이다. 지금은 손흥민이 입단 예정인 LAFC와 지역 라이벌이다.

33세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에게는 내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이 선택의 가장 큰 변수였다. 그는 지난 2일 토트넘과 결별을 알리면서 “저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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