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선후배 양봉인의 아름다운 동행

2025-04-06

최근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 스테디셀러 과자 ‘꿀꽈배기’ 한봉지(90g)엔 국산 아까시꿀 3g이 들어 있다고 한다. 꿀벌 한마리가 70회가량 비행해야 모을 수 있는 양이다. 스낵을 생산하는 데 매년 사용되는 국산 아까시꿀은 160t. 농심의 국산 꿀 구매가 우리 양봉농가와의 달콤한 상생으로 불리는 이유다.

2월말 열린 한국양봉농협 정기총회에서 색다른 행사가 있었다. 농촌진흥청·양봉농협·농심이 공동 추진하는 ‘함께하는 양봉’ 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청년 양봉인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선배 양봉농가와 청년 양봉인을 멘토·멘티로 연결해 서로의 성장을 지원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선배 양봉인들은 숙련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청년 양봉인에게 전수했다. 청년농들은 선배의 노하우를 자양분 삼아 초기 정착 과정에서 부딪치는 난관을 헤쳐갈 힘을 얻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청년 양봉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양봉산업의 발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바로 새로운 청년세대 양성이다. ‘함께하는 양봉’의 시작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진청·양봉농협·농심이 3자 업무협약을 맺고,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웠다.

농진청은 우수 양봉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청년농에게 교육한다. 양봉농협은 우수 양봉농가 추천과 밀원수 식목 지원, 홍보 활동을 담당한다.

농심은 스마트 양봉 기자재와 꿀벌 질병 진단키트를 보급하고 청년농 멘토·멘티 활동을 지원한다.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우수 양봉농가가 청년 양봉농가를 지원하고 이끌어주는 데 민·관·산업체가 힘을 모은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농진청 농업생물부에서는 연구원과 청년 양봉인간 일대일(1:1) 멘토·멘티 결연을 주선해 월동 봉군 피해조사, 밀원 식재, 아까시꿀 작황 조사 등을 공동 추진 중이다. 때때로 양봉 현장에서 난제를 만나면 연구원과 청년 양봉인이 소통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고 있다.

최근 이상기상, 병해충 확산, 밀원 감소 등으로 양봉산업이 마주한 어려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민·관·산업체가 함께하는 ‘청년 양봉인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단순 양봉기술 전수를 넘어 세대간 협력과 동반 성장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

방혜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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