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 이유로…상장사, 밸류업 공시 난색

2025-05-22

한국거래소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독려했지만 정작 상장사 관계자들은 경영 환경 불확실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9일과 21일 각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및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밸류업 참여를 요청했다. 19일에는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GS·HD현대중공업(329180)·메리츠금융지주(138040) 등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196170)·감성코퍼레이션(036620)·메가스터디교육(215200)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이사장은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회사들은 할 계획이 있는지, 없다면 왜 없는지 등의 사유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장사는 밸류업 공시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고 답변했다. 주주 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우수 기업 표창 등만 이뤄지면서 기업들이 체감할 만한 보상이 없다는 지적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가 못 지킬 경우 정정 공시를 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중장기 계획도 다시 세워야 할 정도로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경영인데, 이걸 공시하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게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실질적인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도 공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몇몇 코스피 상장사들이 3분기에 밸류업 공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공시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밸류업 공시를 준비했다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상장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밸류업은 대표적인 윤석열 정부 정책으로 대선이 종료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굳이 나서서 공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국인투자가의 밸류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각국의 기관들은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를 통해 밸류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 등을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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