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픽시(fixed gear) 자전거’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어와 프리휠을 제거한 단순한 구조,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빠른 가속감 덕분에 ‘쿨한 취미’로 자리 잡았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노브레이크 픽시’의 확산은 심각한 안전 우려를 낳고 있다.
SNS에는 뒷바퀴를 미끄러뜨려 제동하는 ‘스키딩’ 영상과 곡예 주행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입문용과 커스텀 모델이 활발히 거래된다. 알록달록한 프레임과 희소성 있는 휠셋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개성과 패션을 드러내는 도구로 소비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학생들이 ‘멋’을 위해 브레이크를 불법적으로 제거하고 도로를 달린다는 점이다. 제동을 페달 역회전이나 바퀴 마찰에 의존해야 해 돌발 상황에서는 사실상 대응이 어렵다. 실제로 지난달 한 중학생이 픽시 자전거를 타다 제동하지 못해 건물 외벽과 충돌,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수보 자전거21 대표는 “픽시는 본래 경기용으로 설계돼 도로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며 “안전하게 즐기려면 트랙에서 전문가 지도를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관심과 역할을 거듭 당부한다. 아이가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안전장치와 보호구를 반드시 갖추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가정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생활화하고, 위험한 이용 방식(브레이크 제거, 야간 무단 주행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픽시를 도로교통법상 차로 규정하고, 중·고등학교 등하굣길에 교통경찰을 배치해 계도와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