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 대미 수출 1위 한국…유럽 등 여타 시장서도 성장 가능성
대차잔고 늘지 않아 공매도 타깃 우려 희박…포트폴리오 방어력 높일 종목으로 꼽혀
자사주 매입·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영향으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수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조짐이 뚜렷한 데다 주주환원도 강화될 예정인 만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발 관세전쟁, 공매도 재개 등으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안정적 흐름'이 예상되는 화장품주는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의료기기 업체 '에이피알'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7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3일 장중 4만15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두 달 새 70%가량 오른 것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K-컬처 인기에 발맞춰 미주, 유럽 등으로 판로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례로 에이피알의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빅 스프링 세일에서 뷰티 카테고리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대미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전 세계에 수출된 한국 화장품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5조원)라고 밝힌 바 있다. 화장품 수출액이 연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산 화장품이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만큼, 미국을 레퍼런스로 삼는 중남미·유럽 등에서도 저변을 넓힐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K-뷰티는 이미 스테디셀러가 되어갈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유럽·중동·중남미 등 미국을 레퍼런스로 삼는 서구권에서의 성장은 가속화 단계에 진입했다. 피크아웃 우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성장세가 확인된 화장품주는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재개된 공매도 영향으로 변동성에 직면한 종목들이 즐비하지만, 화장품주는 대체잔고가 늘지 않아 변동성 노출 위험이 적다는 평가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해, 일종의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해석된다.
KB증권이 2021년 공매도 재개 이후 상황을 분석한 결과, 대차잔고가 많이 늘어난 업종이 수익률 하위에 머무르는 상관성은 2~3주가량 유지됐다. 관련 흐름을 감안하면, 적어도 4월 중순까지는 대차잔고 확대 종목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후 올해 개선이 예상되는 턴어라운드 업종 중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지 않은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며 화장품 관련주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화장품 관련 기업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에이피알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선 "앞으로도 조금 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연 아모레퍼시픽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최근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자사주 소각을 적극 실행한 바와 같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중장기 성장 목표 달성에 전력을 다해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