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이 새단장 수요에 분화류 시장 ‘북적’

2025-03-16

봄을 맞아 분화류 거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학교·집 등 새단장 수요가 늘고 황사·미세먼지가 비교적 일찍 찾아왔다.

12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있는 한국화훼농협(조합장 유석룡) ‘플라워마트'. 전체 3846㎡(1163평) 규모로 꽃 소매상가들이 몰려 있는 이곳엔 2m 너비의 통로 양옆으로 보랏빛 수국, 빨강·분홍 칼랑코에, 노란색 베고니아 등이 심긴 포트가 늘어서 있었다. 뒤쪽 3∼4단 진열대엔 화분에 담긴 안스리움·철쭉 등 화초류, 홍콩야자·벵갈고무나무·몬스테라 등 나무류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높이 1m쯤 되는 아레카야자·여인초 분화도 보였다.

플라워마트는 평일인데도 어린이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기 부천에서 왔다는 30대 여성의 쇼핑 카트에는 올리브나무·산초나무가 실려 있었고, 7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손주 학교에 보낼 만한 분화를 찾고 있다”면서 벵갈고무나무를 사갔다.

소매점 관계자들은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나다는 아레카야자를 비롯해 이파리가 큰 몬스테라·여인초 등이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인천 등 4곳에서 ‘매우 나쁨’이었고 서울 등 7곳이 ‘나쁨’이었다.

공기 정화 식물에 대한 수요 증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경매에서도 확인된다.

아레카야자·홍콩야자 등 야자류 품목의 3월(4·7·11일 경매) 거래량은 8235단으로 지난해 같은 때(6238단)와 견줘 32.0% 늘었다. 한단당 평균 경락값도 2103원으로 전년(2067원) 보다 1.7% 상승했다. 몬스테라 거래량(6124단)은 전년(3944단)과 비교해 55.3% 증가했다. 한단당 경락값(3331원)은 전년(3159원) 대비 5.4% 올랐다.

유실수가 잘 팔리는 것도 올봄 분화류 시장의 특징이다. 플라워마트 의 ‘까치농원’ 직원 이용재씨(31)는 “올해엔 식용·관상용으로 수요가 높은 레몬·유주(사계귤)·금귤 등 유실수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서 분화류를 재배하는 구자천 한국화훼협회 경기도지회장은 “아이들이나 젊은층에선 열매가 맺히는 초목을 상대적으로 선호한다”며 “최근엔 딸기·토마토도 분화 형태로 재배해 출하하는 농가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생산비 증가와 각종 자재비 상승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지회장은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야자류·몬스테라를 재배하기 위해 농가들이 겨울철 지출하는 난방비 부담이 크다”고 했고, 배정구 한국화원협회장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화분 가격도 환율 상승 여파로 비싸졌다”고 말했다.

고양=정진수 기자 cur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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