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구제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지속하기 위해 건설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90% 이상을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에서 모집해야 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디지털 보험사가 등장한 이래로 흑자를 달성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실제 올해 3분기에도 주요 디지털 보험사 5곳(교보라이프플래닛, 하나손해보험, 카카오손해보험, 캐롯, 신한EZ손해보험)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캐롯손보 적자가 364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이어서 △하나손보 289억원 △신한EZ손해보험 140억원 △교보라플 119억원 순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아직 정확한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본업인 보험에서 손실이 3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하나손보는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할 뿐 실제 디지털 보험사 규제가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 하나손보가 온라인을 줄이고 올해 대면 영업을 확대하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는 점은 디지털 보험사의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대목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10년 이상 무겁게 구성된 일반 보험상품과 달리 비교적 가벼운 미니보험 상품을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험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 놓고 기존 보험시장에서 채워주지 못했던 보장 공백을 메꿀 수 있다.
디지털 보험사의 자구책 마련이 최우선 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 국내 보험산업 특성을 고려해 규제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거나, 수입보험료 비중 규제를 조정하는 등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