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K, 오른손으로 KKK…'양손잡이' 세인자, 마이너서 '무럭무럭'

2025-04-1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하는 두 개의 칼(이도류·二刀流)을 휘두른다면, 이 선수는 오른손과 왼손 모두 시속 150km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를 던진다. 이도류보다 희소가치가 높은 이른바 이수류(이수류·二手流)다.

네덜란드 출신 '스위치 투수' 주란젤로 세인자(22)가 전매특허인 양손 투구로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시애틀 산하 하이싱글(A+) 팀인 에버렛 아쿠아삭스에서 뛰는 세인자는 14일(한국시간) 시즌 세 번째 등판인 노스웨스트리그 힐스버러와 홈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홈 팬에게 첫 선을 보인 그는 1회 첫 타자에게 왼손으로 공 6개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고, 이후 오른손으로 56개를 던져 삼진 3개를 보탰다. 1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내준 것을 빼면 나머지 두 이닝에선 별 다른 위기 상황없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팀은 3-4로 졌다.

세인자는 10일 구원등판 때 0.2이닝 3실점했지만 선발로 나간 2경기에선 7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아직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7.2이닝 동안 안타는 3개로 막고 삼진을 12개나 잡았다. 물론 볼넷이 7개로 많은 게 흠이긴 하다.

1m75, 90kg의 세인자는 지난해 7월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왼손잡이인 세인자는 아버지처럼 포수가 되기 위해 6세 때부터 오른손으로 던지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세인자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시애틀은 총액 488만900달러(약 67억 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도 스위치 투수는 간간히 있었지만, 세인자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세인자는 오른손 강속구로는 100마일(약 161km)에 가까운 구속을 낼 수 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왼손으로는 낮은 팔 각도로 공을 던지며 보통 145km 정도를 던지지만, 강하게 던지면 155km까지 가능하다.

이에 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여러 팀을 거치며 간간히 메이저리그 패전 처리 투수로 활약한 팻 벤디트는 시속 80마일 중반대의 직구를 던졌다. 통산 74승의 그렉 해리스는 1981년부터 15년의 선수 생활 대부분을 오른손잡이 투수로 보냈지만 은퇴 시즌인 1995년 한 경기에서 양 팔을 모두 사용해 던진 적이 있을 뿐이다.

20대 초반의 스위치 투수인 세인자가 오타니처럼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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