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승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에서도 조상현 창원 LG 감독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LG는 9일 홈에서 열리는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앞두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은 9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2경기 다 이겨서 선수들도 당연히 기분이 좋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조금 가라앉히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신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SK가 승부처에서 저력이 있는 팀이라서 우리가 2승을 했더라도 방심하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LG는 SK와의 앞선 원정 2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KBL 역사상 챔프전 1·2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84.6%나 된다.
조 감독은 특히 홈 경기에서 선수들이 들뜰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홈 팬들의 응원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에 휩싸일 수 있다”며 “하던 대로만 하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트랜지션 수비를 이번 3차전 승부의 핵심으로 꼽았다. “트랜지션에서 5개 밑으로만 잡아주면 60점대, 70점대로 갈 수 있다”며 “SK는 속공 득점이 20점씩 나오는 팀이기 때문에 트랜지션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의 주요 득점원인 자밀 워니에 대한 견제 전략도 언급했다. 조 감독은 “워니 득점이 30점 이상 가까이 오면 SK는 70점대, 80점대를 가져가는 팀”이라며 “그의 득점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G는 SK의 득점 패턴을 분석한 결과, 2~3가지 수비 옵션을 준비했다. 조 감독은 “누구한테 슛을 맞을 건지, 마레이에게 워니를 1대1로 맡기면서 계속 이 전략만 갈지, 아니면 헬프를 가면서 슛이 약한 선수들한테 맞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건 경기 흐름에 따라 선택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LG는 현재 주전 5~6명에 의존하는 경기 운영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 감독은 “지금 백업 선수들이 아직은 SK의 기량에 조금 부족하다”며 “득점 여유가 있다면 출전 시간을 줄여줄 수 있겠지만, 기존 주전들의 출전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구단주도 오고 응원하러 많은 분들이 오시지만 선수들에게 부담 없이 잘하라고 격려했다”며 “계속 잘해주고 있는 만큼 오늘도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